은천교회

목회칼럼

 

슈워드의 어리석음

  • 구교환 목사
  • 2016.11.12 오후 10:45

 

슈워드의 어리석음

 

  “Seward’s Folly”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자적으로 슈워드의 어리석음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한 일, 혹은 상당히 잘한 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슈워드(William H. Seward)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남북전쟁 직후 슈워드는 국무장관 자격으로 러시아와 알래스카 매매 협상 대표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1867년 러시아 제국은 크림전쟁을 치르면서 재정적으로 곤경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알래스카를 매각하려 했습니다. 알래스카는 한반도 7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에스키모 사람들이 살고 있는 얼음 땅이었습니다. 한때는 모피 산지로 유명했지만 그나마 러시아인들이 북극곰을 거의 다 사냥하여 버린 다음이어서 당시로서는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슈워드는 알래스카의 가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러시아에서 파견된 공사 에두아르트 스테클과 마주 앉은 슈워드는 밤샘 협상 끝에 미화 720만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평당 20센트의 계약이 성사되자 미국과 러시아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정부로부터 훈장과 상금을 받았는데 슈워드는 쓸모없는 얼음 덩어리를 비싼 돈에 계약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결국 슈워드는 의회에 출석하여 알래스카 부실 매입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여론의 비난은 식을 줄을 몰랐고 결국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슈워드는 187210월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자원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57Kg의 황금과 45억 배럴 상당의 석유, 그리고 철과 구리 등 그것만으로도 알래스카의 천문학적인 가치가 입증된 것입니다. 게다가 알래스카 바다에서 얻는 자원, 나아가 관광자원과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가치 등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만약 지금 알래스카가 러시아 땅이라면 미국의 바로 머리 위에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있는 셈입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러시아는 땅을 치고 있고 미국은 슈워드를 영웅으로 추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따서 도시가 건설되었고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출발하는 고속도로는 윌리엄 슈워드 하이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우리 의회는 당신의 사과를 돌려드립니다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여 슈워드의 명예를 기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슈워드의 어리석음이라는 말은 당장에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혜로운 일이었음을 말하는 상징이 된 것입니다.

 

  지금 어리석음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슈워드의 어리석음처럼 지금은 어리석어 보이지만 더 많은 것을 남기는 지혜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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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워드의 어리석음
  • 2016-11-12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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