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파키스탄 카라치 이야기 (4)

  • 이완희
  • 2025.04.13 오전 07:19

314일 금요일, 카라치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빨리 일어나 기도하라는 이슬람 사원의 외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알라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이 나라 파키스탄을 축복하시기를, 모든 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두고 온 나라와 교회를 축복하시기를.

첫 일정으로 병원 직원예배, 어제에 이어 말씀을 전하고 오늘은 남반(男班)과 여반으로 나뉘어 분반공부를 했습니다. 십여 명의 남자들이 둘러앉았습니다. 제일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어떤 분이 자식 키우기라고 했고 다른 분은 경제적인 문제를 꺼냈습니다. 또 한 사람이 있었는데 파키스탄에서는 예수님 믿기가 정말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 말이 나오자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나이 지긋한 어른이 말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감사해, 구원 받았잖아.”

짐을 챙겨 나오면서 초롱초롱한 아이들, 병원 직원들, 한인 선교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기도 하고 주먹을 불끈 쥐고 화이팅도 외쳤습니다. 정확히 이틀하고 오전 몇 시간뿐이었는데 수십 년 사귄 친구들 같았습니다. 작별은 어느 경우에나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공항으로 오는 길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무장경관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국립박물관이 있다 해서 방향을 돌렸는데 라마단축제 기간이라는 이유로 문을 열어 주지 않아 허탕을 쳤습니다.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저녁 6시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방콕까지 타고 갈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습니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었습니다. 다행히 친절한 직원을 만나 밤 1145분 카라치를 탈출하여 두바이로 갔고, 거기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비행시간만 12시간, 경유하느라 3시간, 몸은 피곤했지만 머리는 맑았습니다. 카라치에서 만난 사람들, 보았던 모습들, 들었던 이야기들, 너무나도 귀한 것이기에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무엇보다도 인터뷰했던 젊은이들의 표정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아셀, 우메르 등등,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 손들고 나선 젊은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선한사마리아병원과 학교를 위해 우리 은천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멀리 보았는데 도전해야 할 목표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 병원 원장님과 나누었던 대화를 곱씹었습니다. “병원이나 학교 자생(自生)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에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드디어 15, 토요일 오후 5시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 차도 좋고 도로가 너무 좋았습니다. 흙먼지도 없고,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아우성도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평안과 아름다움을 주신 하나님이 좋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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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카라치 이야기 (4)
  • 2025-04-13
  • 이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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