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폴딩(Scaffolding)
스캐폴딩(Scaffolding)은 건축 용어로 ‘비계(飛階)’를 의미합니다. 건물을 한 층 한 층 올릴 때,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건물 외부에 철골 구조물 등을 이용해 조립하여 세우는 가설 구조물입니다.
완공을 위한 임시 지지대이지만, 건축 과정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치입니다.
교육학에서 스캐폴딩은 학습자가 현재의 수준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지원 전략을 의미합니다.
적절한 질문과 정보, 인지적 자극을 제공하여 스스로 이해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학습자가
자립할 수 있게 되면 그 도움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대학원에서 이야기 치료 수업을 들으면서 스캐폴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이야기 치료는 내담자의
삶을 지배해 온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체하고, 그 안에서 강점과 자원을 발견하여 새로운 ‘대안 이야기’를 재구성하도록
돕는 상담 접근입니다.
삶의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가는 이 재저작 작업은 ‘독특한 결과(unique outcome)’에서 출발합니다. 치료자는
그 독특한 결과와 연결된 과거 사건들을 찾아내고, 그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주제와 구조를 가진 이야기로
발전하도록 돕습니다. 이 과정이 마치 건축물의 임시 지지대를 세우는 작업과 유사하다고 하여 ‘스캐폴딩’이라 부릅니다.
성경 속에서 스캐폴딩 같은 사람은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예수님의 제자 안드레가 떠올랐습니다. 형 베드로를
예수님께 인도했고, 오병이어 사건에서 한 소년을 예수님께 연결했으며, 헬라인들이 예수님을 찾을 때에도 그들을
예수님께 소개했습니다. 안드레는 중심에 서기보다 연결하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자신이 드러나기보다 다른 이가
예수님을 만나도록 돕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주인공’이 아니라 ‘스캐폴딩’이였습니다.
교회에서 우리의 역할도 이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신앙 안에도 스캐폴딩이 존재합니다.
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사람. 상황을 세심히 살피고, 신앙의 걸림돌을
넘어가도록 돕는 안내자, 신앙이 자라나면 점차 그 지지대를 거두어 스스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스캐폴딩 신앙인이 되어 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성지현목사 / 1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