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를 향한 소망
나가사키를 향한 소망
일본 열도 맨 아래쪽으로는 나가사키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관심은 별로지만 얼마 전부터 나가사키만큼은 한 번 가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가사키에 가보고 싶은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나가사키 짬뽕 그 원조의 맛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가사키 북쪽 어디에 있다는 평화공원을 보고 싶습니다. 1945년 8월 9일, 히로시마에 이어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26명의 성인 순교지에 꼭 둘러보고 싶습니다. 1597년 1월, 일본의 공권력은 교토와 오사카 지역에서 24명의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였습니다. 그 가운데는 12살, 13살, 14살 짜리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호송줄에 묵인 채 33일 동안 무려 630Km를 이동하여 도착한 곳이 바로 나가사키였습니다. 엄동설한이었습니다. 공권력은 그들의 귀와 코를 잘랐습니다. 그리고 발을 뻗을 수조차 없는 작은 상자에 넣어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삼았습니다. 이렇게 함으로 예수님을 믿으면 어떻게 되는지 백성들에게 경고를 하고자 하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동하는 중에 2명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 가운데 2명이 그리스도를 영접한 것입니다. 수행하던 사람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말도 있고, 멀리서 지켜보다가 자기도 그리스도인이라고 손을 들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중간에 두 사람이 늘어나 모두 26명이 된 것입니다.
일본의 공권력은 나가사키에 도착하여 이들의 머리를 잘랐습니다. 그리고 머리와 몸통을 분리하여 꽤 멀리 떨어진 곳에 매장하였습니다. 머리 따로, 몸통 따로 매장한 것은 이 땅에 예수님 다시 오시는 날 부활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믿지 않았지만 부활은 믿었던 모양입니다.
26명의 순교자들은 자기들이 처형장에 도착하였을 때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언덕위에 십자가 모양의 사형틀을 준비해 두었는데 순교자들은 그것을 보자 기쁨에 넘쳐 달려갔습니다. 죽음의 자리이고 고통의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주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했던 것입니다.
1597년 2월 5일, 26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나가사키에서 생명을 던졌습니다. 이들은 그리스도를 포기할 것을 종용받았지만 “잠시뿐인 인생을 위해 영원을 포기할 수 없다”며 신앙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 나가사키 대부분의 시민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나가사키 서쪽 니시자카 언덕, 그리고 그 위 어딘가에 있다는 순교자기념교회, 꼭 가보고 싶은 또 하나의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