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 명품
진품 명품
어느 먹자골목에 ‘진짜 맛있는 집’이라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비슷한 식당이 문을 열었는데 식장 주인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라고 써 붙였습니다. 얼마 후 또 다른 식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고민 끝에 주인은 ‘이 골목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라고 간판을 걸었습니다.
‘원조’라는 말도 비슷합니다. ‘진짜 원조’도 있고, ‘원조 중의 원조’도 있습니다. 하다못해 ‘모든 원조들의 스승’이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집이 정말 원조일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순, 진짜 참기름...”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속고 속았으면 참기름이 정말, 순, 진짜 참기름이어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상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 때 사람들마다 보는 눈이 다릅니다. 미국 사람은 그 물건의 가격을 봅니다. 영국 사람은 물건의 내구성을 먼저 확인하고 독일 사람은 얼마나 실용적인가를 따집니다. 프랑스 사람은 최신 유행을 따지고 일본 사람은 이 물건 갖다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를 계산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은 ‘이 물건 진짜냐? 가짜냐?’를 먼저 묻는다고 합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메이커를 확인하고 메이드 인 어디인지를 들여다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Made in Vietnam’이라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반대로 영국제, 독일제라고 하면 눈을 크게 뜨지 않습니까?
요즘 우리사회는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조사, 수사, 검사, 심사, 내사 등등 여러 과정을 통해 명품으로 알던 것들이 짝퉁으로 판정되고 있습니다. 화폐 가운데는 위폐(僞幣)가 있고, 유명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에는 위작(僞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사들 가운데에도 가짜 박사가 있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 사이에도 무면허 의사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목사라고 불리는 이들 가운데 목사가 아닌 가짜들이 판을 치고 돌아다니는 세상이니 할 말이 없습니다.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먼저 가짜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양의 탈을 쓴 이리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마7:15). 선지자처럼 하고 다니지만 사실은 가짜라는 것입니다. 증인 선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진짜를 가려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가짜가 되지 말고 진짜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성도가 거룩하지 못하고 그리스도인이 진실하지 못하면 가짜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다. 표면에 살짝 도금한 모조품이 아니라 진품 명품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