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소중한 사람들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
이스라엘 어느 유태인 지역에 이름난 랍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들 또한 아버지 못지않게 정직하고 경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죽은 자들도 일 년에 몇 차례씩 이 땅 위에 내려온다고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랍비인 아버지에게 간절한 소원을 호소하였습니다.
“아버지, 성경에 등장하는 성인들을 만날 수는 없을까요?”
“그것은 네게 달려 있다. 항상 바르고 경건하게 생활에 충실하면 성인들도 만날 수 있지.”
아버지의 답변을 들은 아들은 더욱 경건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성인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랍비에게 재촉을 해보았지만 아버지는 인내심을 갖고 좀 더 기다려보라는 말만 되풀이하였습니다. “오늘 착한 일을 했다고 하여 내일 당장 모세를 만날 수 있겠느냐?”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배당에 남루한 거지가 찾아와 하루 저녁만 묵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아들은 거지의 남루한 행색을 보고 냉정하게 쫓아냈습니다. “여기는 잠을 자는 여관이 아니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경건한 장소란 말이오. 어서 나가시오.”
그 날 저녁 집에 돌아온 아들이 아버지와 저녁 식탁을 마주했습니다. “그래 오늘도 후회 없는 하루를 보냈느냐?” 아버지의 질문에 아들은 그날 오후에 있었던 일을 숨김없이 털어놓았습니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던 아버지 랍비는 순간 하늘을 쳐다보며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아들아! 기회를 놓쳤구나. 바로 그 사람이 네가 애타게 기다리던 성경 속의 현자였단다.”
아들은 기가 막혔습니다. 남루하기 짝이 없는 거지가 현자라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놓쳤다는 말에 기가 막히고 속이 탔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다시 아버지를 붙잡고 떼를 썼습니다. 애원을 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기회는 있겠지. 하지만 그 기회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임금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마25:34-46). 임금은 오른편에 있는 신하들에게 예비된 나라를 물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임금이 어려울 때 각별하게 돌아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40).
어려울 때입니다. 모두가 어렵기 때문에 옆에 있는 이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조차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