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자하이샤와 자원치

  • 임영종
  • 2022.05.21 오전 11:51

    중국에 꽤 유명한 두 남자가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왔는데 금년 131, EBS에서 이들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여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중국 허베이성에 사는 자하이샤(賈海霞·56)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고, 자원치(賈文其·55)라는 친구는 두 팔이 없는 장애인입니다. 자하이샤는 선천성 백내장으로 왼쪽 눈이 먼 채 태어났고 작업장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날아온 돌 파편에 맞아 오른쪽 눈을 잃었습니다. 그의 죽마고우인 자원치는 세 살 때 두 팔을 잃었는데 길에서 놀다가 땅바닥에 놓인 전선에 손을 대는 바람에 고압 전기 충격을 받아 양팔을 한꺼번에 잘랐다고 합니다.

    자하이샤가 오른쪽 눈마저 잃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소식을 들은 자원치가 찾아왔습니다. 자원치는 오랜 세월 양팔 없이 살아오면서 이제는 목과 어깨를 이용하여 쟁기를 잡고 일을 했고 발을 이용해 바느질에도 익숙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눈이 되어 주고 팔이 되어 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내가 네 두 눈이 되어줄 테니 너는 내 두 팔이 되어 달라.” 그리고 두 사람은 당국을 찾아가 땅을 빌려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 사업도 되고 나무가 자라면 돈을 벌 수 있지 않겠느냐?”

    두 사람은 강둑을 따라 묘목을 심었습니다. 양팔은 없지만 앞을 볼 수는 있는 자원치가 친구에게 자신의 소맷자락을 붙잡게 하고 길 안내를 했습니다. 급류를 건널 때는 팔 없는 자원치가 보지 못하는 자하이샤를 등에 업었습니다. 구멍을 파고 나무를 심는 건 자하이샤가 했습니다. 자원치가 자리를 잡아주고 발가락을 이용해 호미와 삽을 건네주면 자하이샤는 땅을 파고 나무를 심었습니다. 물동이를 집어 올려 물을 주는 일은 자하이샤의 몫, 자원치는 방향을 일러주며 발가락으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온종일 일을 했습니다. 첫 해에 800그루, 15년 동안 만 오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두 친구의 눈물겨운 노력은 주변 사람들을 감복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당국에서는 그들의 형편을 고려해 집세를 깎아주고 일을 해서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처음엔 시큰둥했던 주민들도 황량했던 강변이 점차 푸르러지자 태도를 바꿔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자하이샤와 자오치, 두 사람은 끼니를 거를 때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몸 같은 친구가 곁에 있어 늘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가정의 달을 보내며 서로 돕고 격려하는 따뜻한 세상을 그려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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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하이샤와 자원치
  •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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