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엉뚱한 기적

  • 성지현
  • 2023.02.18 오전 11:47

  큰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 있었습니다. 해당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장은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신앙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었는데 아무리 바빠도 주일예배에 참석했고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도 십일조 헌금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도로 하루를 열었고 성경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영광스러운 직분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전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나름 착하게 살았고 사업도 깨끗하게 했습니다. 세금도 정확히 납부했고 어려운 이들을 보면 정성을 다해 지원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다 하면서도 예수님을 믿으라는 말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사장이 교회 다닌다는 것을 모르는 직원이 없었지만 직원들에게 교회 가자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일, 믿는 자들은 당연히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설교를 들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며 사장은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동안 전도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어떻게든 전도하기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여 자기 방에 앉았습니다. 늘 그랬듯이 비서가 아침커피를 준비하여 들어왔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비서에게조차 예수를 믿으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사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저기혹시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비서는 처음 듣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요. 그런데 왜갑자기?”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 날은 그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사장은 스스로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 가자는 말 한 마디 못하고 20년 이상 교회에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녁에는 아내 앞에 앉아 연습을 했습니다. “이제부터 교회 다녀 봐요. 예수 믿고 구원받아요.”

  다음 날 아침 비서가 차를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사장은 배운 대로, 어젯밤 연습한 대로 떠듬떠듬 입을 열었습니다. “김 비서도 예수 믿어 봐요. 교회 다니면 좋아요.” 비서는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제가 10년 동안 사장님을 모셨는데 저한테는 한 번도 교회 가자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은 예수를 믿을 수도 없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교회 가자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부터 교회에 다니겠습니다.”

  엉뚱한 기적이 있습니다. 교회 다니면서 이웃들에게 전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좋은 식당을 찾으면 이웃들을 데리고 가지 않습니까? 솜씨 좋은 미장원을 찾으면 친구들에게 소개하지 않습니까? 천국 가는 길, 영생에 이르는 길을 알았는데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면 무정한 사람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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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뚱한 기적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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