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 성지현
  • 2023.03.18 오전 05:28

  바이올린을 만드는 재료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삼나무가 제일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베네치아 삼나무에게서 별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도 베네치아 삼나무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최고의 나무로 인정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 이유는 벌목과 운반 과정에 있습니다. 벌목군들은 산 정상에 올라가 잘 자란 삼나무를 잘라냅니다. 그리고 그 나무를 골짜기 아래로 굴려 보냅니다. 나무는 굴러떨어지는 동안 바위와 다른 나무들에 부딪히면서 강까지 내려옵니다. 그 과정에서 이리 찢기고 부러지는데 그 험한 시간을 견딘 나무들 가운데 장인은 고르고 골라 바이올린을 만듭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시골에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도낏자루를 바꾸기로 하고 손자를 데리고 산으로 갔습니다. “도낏자루로는 히코리라는 나무가 최고란다.” 히코리는 보통 30m까지 자라는 뿌리가 깊은 나무로 호두나무와 비슷합니다. 산에 들어서자마자 어린 손자는 히코리나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이 나무 괜찮은데요.”

  하지만 노인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좀 더 높이 올라가야 해.” 노인은 손자를 데리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어린 손자는 힘들다고 툴툴거렸습니다. 산등성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쉬면서 노인이 입을 열었습니다. “낮은 곳에 있는 나무들은 약해서 못 쓴단다. 높은 곳을 휩쓸고 지나가는 폭풍우를 맞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 사나운 바람이 이리 저리로 나무들을 뒤흔드는 높은 곳으로 가야 해. 그곳에 있는 나무들은 매서운 비바람에 시달려서 단단해져 있지. 그런 나무로 만들어야 도끼도 쓸 만해지지 않겠니?”

  프랑스에 르누아르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르누아르(Pierre A. Renoir: 1841-1919)는 자연을 소재로 한 건강한 그림을 그린 초기 인상파의 대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르누아르가 젊었을 때 그린 그림들은 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그림들이 대작(大作)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인생이 황혼에 들어섰을 때부터였습니다.

  중년을 넘기면서 르누아르는 많은 역경을 겪게 됩니다. 50대 중반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걸려 손가락이 변형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터졌는데 두 아들 모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동안 병세는 점점 악화하였습니다. 70세가 될 무렵에는 손가락을 전혀 구부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르누아르는 휠체어에 앉아 붓을 손에 붙들어 맨 채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그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산과 맑은 강들은 살아 숨을 쉬었습니다.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이 그의 그림을 살아 있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은 대부분 우리를 파멸로 치닫게 합니다. 그런데 인생에서 성공한 이들 대부분은 역경을 극복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고통과 역경은 실패에서 성공으로 가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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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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