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착각

  • 성지현
  • 2024.04.27 오후 12:48

  남대서양을 항해하는 선원들이 있었습니다. 바다를 건너 아마존강으로 들어가 그 주변 일대를 탐험하는 것이 항해의 목적입니다. 그런데 모진 풍랑을 만나는 바람에 배가 깨지고 많은 선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구명선에는 대여섯 명의 선원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나마 먹을 양식이 바닥이 났고 마실 물도 떨어졌습니다. 배고픔도 문제였지만 목마름은 너무도 절박했습니다. 서로를 격려하며 생존 선원들은 배를 저었습니다. 며칠째, 드디어 저 멀리 작은 언덕이 보였습니다. 아이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희는 난파된 선원이야. 물을 좀 얻을 수 있겠니? 마실 물을 좀.”

언덕에 서 있던 아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냥 옆에 있는 물을 드세요. 급한 대로 마시면 되잖아요.” 선원들은 너무 지친 나머지 아마존 하구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바다가 아니라 강물인데, 손으로 움켜 마시면 그만인데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대학에서 20대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15개의 숫자를 무작위로 섞어서 보여준 뒤 잠시 후 다시 맞추는 실험이었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은 10개 이상은 맞출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10개 이상 맞추는 사람은 1%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주관했던 교수는 지적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도 못하면서 자기 기억이 맞는다고 고집합니다. 착각하는 게지요.”

  요즘 우리 사회에 어떤 사고나 범죄현장을 수사하는 일등공신은 CCTV입니다. CCTV가 있기 전에는 목격자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목격자의 증언이 사실과 다를 확률은 70%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 “내가 똑똑히 봤다라고 주장합니다.

  착각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매달 쓰는 카드 대금을 30%나 적게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2배를 마시고,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생각이 바르다고 착각합니다.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반대일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면 훌륭한 사람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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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각
  • 2024-04-27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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