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만리장성이 무너지지 않은 이유

  • 성지현
  • 2022.03.19 오후 12:55

  중국 땅에 만리장성(萬里長城)이란 것이 있습니다. 동쪽 산하이관에서 서쪽 자위관까지 총 연장선이 6,300km에 달하는 거대한 성벽입니다. 중국식 계산법으로 환산하면 총 12,600리에 이르기 때문에 만리장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높이가 9m에 이르고 두께는 5m가 넘습니다.

  중국 황제들은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흉노족이 늘 걱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대로 뚫을 수 없고 결코 무너지지 않는 방어벽을 세운 것이 만리장성입니다. 기어오를 수 없을 만큼 높고 무너뜨릴 수 없을 만큼 두껍고, 돌아서 갈 수 없을 만큼 긴 성벽입니다.

  하지만 만리장성은 그것이 세워진 후 처음 백 년 동안 적의 공격에 세 번이나 뚫렸습니다. 무너진 것이 아니라 뚫렸습니다. 세 번의 침입에서 오랑캐 유목민들은 결코 그 성벽을 기어오르지 않았고 그것을 무너뜨리지도 않았으며, 또 그것을 돌아서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지 만리장성의 문지기에게 뇌물을 주었을 뿐입니다. 뇌물을 받은 문지기들은 주저하지 않고 문을 열었고 그 열린 문을 통과하여 곧바로 진격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가장 큰 악습 가운데 하나는 부정부패였습니다. 매관매직과 뇌물수수가 횡횡했고 가렴주구(苛斂誅求)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갔습니다. 당시 관찰사직은 20만 냥, 일등 수령직은 5만 냥에 거래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백성들은 매관매직으로 관리가 된 사람들을 빗대어 밤낮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오직 돈 해먹을 생각뿐이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그 무렵, 조선에 기독교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매관매직과 각종 갑질이 성행했던 1899년 당시, 어느 지방 관리로 임명된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갑자기 부임을 포기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 지역에 기독교인이 많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많으면 이것저것 빼먹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1901, 황해 감사로 있던 윤덕영은 가렴주구, 즉 흉년 중에서도 가난한 백성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거두어 들였습니다. 이 일로 인해 기독교인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되었는데 견디지 못한 윤덕영은 결국 옷을 벗었습니다. 이렇게 초기 기독교인들은 청렴결백을 실천했고 어떠한 경우에도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나 하나 깨끗한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를 깨끗하게 만드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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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리장성이 무너지지 않은 이유
  • 2022-03-19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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