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한 사람 두 얼굴

  • 성지현
  • 2022.04.03 오전 07:23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눈을 마음의 창이라 하듯 사람의 얼굴은 심리상태뿐 아니라 지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은 세파의 고된 흔적이 그 얼굴에 새겨지고, 큰 고생 없이 비교적 넉넉한 생활을 영위한 사람의 얼굴은 편안한 인상을 주는 것이 보편적인 사실입니다. 어떻게든 속내를 드려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화장도 해보지만 그 표정만큼은 감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가 남긴 불후의 명작 가운데 최후의 만찬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식탁 중앙에 예수님이 앉아 계시고 양 옆으로 12제자들이 자리하여 마지막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레오나르도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바로 예수님과 가룟 유다의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레오나르도는 그 모델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어느 교회를 방문했다가 그 교회 성가대석에 앉아 있는 청년을 발견합니다. 그 청년의 찬양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레오나르도는 예수님의 이미지를 발견하고 곧바로 모델이 되어달라고 요청을 하였습니다. 피에트로 반디네리라는 성가대원은 레오나르도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고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피에트로는 예수님의 모델이 된 후 얼마 있다가 이태리 로마로 유학을 가서 음악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쁜 친구의 꼬임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그의 인생은 점점 사악하고 어두운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한편 모델을 구해 예수님의 얼굴을 완성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어 장벽에 부딪쳤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가룟 유다의 얼굴을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 빈치는 마침내 유다의 얼굴을 발견했는데 다름 아닌 예수님의 모델이 되었던 피에트로였습니다. 같은 사람이지만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세상을 사느냐에 따라 예수님도 되고 유다도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웃고 있고 감사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예수님의 얼굴입니다. 지금 소망이 넘치고 평안을 누리고 있습니까? 그게 바로 예수님입니다. 하지만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으면 가룟 유다의 얼굴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얼굴, 어떤 표정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결국 우리 마음의 문제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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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 두 얼굴
  • 202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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