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소망

  • 성지현
  • 2023.12.30 오후 12:02

  샤르니라는 프랑스인이 있었습니다. 황제 나폴레옹에게 밉게 보여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가족들조차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너무 쓸쓸해진 샤르니는 돌조각으로 벽에 글을 썼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감옥 바닥에 깔려있던 돌 틈에서 푸른 싹 하나가 고개를 들고 나왔습니다. 샤르니는 물을 아껴 푸른 잎사귀에 조금씩 부어주었습니다. 마침내 꽃봉오리가 생기더니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샤르니는 먼저 썼던 글을 지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썼습니다. "하나님이 돌보신다." 소망이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옥 안에 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습니다. 귀에서 귀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조세핀 여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여왕은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런 사람을 감옥에 가두어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황제에게 건의했고 샤르니는 곧바로 석방되었습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척 콜슨(Chuck Colson)은 자신의 감옥 생활 경험을 중심으로 본 어게인(Born Again)이란 책을 썼습니다. 척 콜슨은 죄수들 사이에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사는 것을 포기한 죄수가 있는데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자신의 몸을 해치기도 합니다. 또 소망을 잃어버린 죄수들이 있는데 이들은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옥에서 나갈 날을 기다리며 기회 있을 때마다 마당에 나가서 운동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감옥에 있지만 마치 내일 나갈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한가지 소원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는데 노인이 나타나 아기를 위한 소원을 물었습니다. 엄마는 이 아이가 자라면서 세상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 아이는 자라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사랑을 받을 줄만 알았지 사랑할 줄 몰랐고 교만해져 갔습니다. 엄마는 노인을 다시 만나 부탁했습니다. “한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제 아이가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며칠 전부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2024년 새해 달력도 걸어놓았고 새해 다이어리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망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많이 감사하며 더 많이 축복하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구교환 목사/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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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망
  • 2023-12-30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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