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저를 드리겠습니다

  • 성지현
  • 2024.01.21 오전 07:05

  어떤 철학 교수가 다음 날 있을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서재에 있는 책상에 앉았습니다. 꽤 깔끔한 성격을 지니고 있던 교수는 먼저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서류뭉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우편함에 들어있던 팸플릿, 잡지, 광고전단 등이었습니다.

  교수는 잡동사니들을 정리하다가 파리 선교사 협회에서 발행한 잡지를 집어 들었습니다. 무심코 잡지를 펼쳤는데 콩고 선교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수는 하던 일을 멈추고 기사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자신의 일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습니다. “이제 나의 연구는 끝났다!”

  이 교수가 바로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1875-1965)입니다. 어떤 선교사의 보고서를 우연히 읽고 인생의 목표를 철학에서 의학으로 바꾸었습니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마친 슈바이처는 곧바로 아프리카로 떠납니다. 중앙아프리카 서부 지역의 랑바레네에 알베르트 슈바이처 병원을 세우고 당시 비참한 상태에 있던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전쟁포로로 잡히는 수모를 겪었으나 슈바이처는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와 아프리카 가봉에서 90세의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슈바이처는 인류의 형제애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로 1952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눈에 우연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영국에서 각종 병으로 시달리는 아프리카를 위하여 의료 선교 기금을 모금할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교회 예배 시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헌금 바구니를 돌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헌금 바구니를 쓰지만, 당시 영국에서는 세숫대야처럼 둥글넓적한 은접시를 사용했습니다. 큰 은접시가 돌아갈 때마다 사람들은 정성껏 준비한 헌금을 올려놓았습니다.

  그 자리에 한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은접시가 자기 앞으로 오자 그 위에 올라앉았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왜 거기에 올라앉았니?” 아이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돈이 없어요. 그 대신 저를 아프리카를 위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이 아이가 훗날 위대한 아프리카의 성자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1813-1873)입니다.

  그리스도인 모두 선교사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선교사로 파송 받아 헌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지원하는 것 역시 가치 있는 일입니다. 보냄을 받든 보내는 일을 하든, 주님의 영광이 되리라 믿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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