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사이렌의 유혹

  • 성지현
  • 2024.01.27 오후 12:34

  기원전 800년 무렵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호머(Homeros)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Odyssey)에 보면 그리스 영웅 오디세이가 지중해 서부 안테모라는 섬 인근을 통과하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 지역은 꽤 위험한 바다로 누구 하나 그쪽을 통과한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사이렌이라는 이름의 뭔가가 있었는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선원들의 넋을 빼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이렌은 매혹적인 여성과 새 혹은 물고기의 형상이 결합된 것으로 우리에게는 스타벅스 커피의 로고로 익숙해져 있습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전쟁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사이렌에 가까이 접근하게 됩니다. 사이렌에 대해 익히 알고 있던 오디세이는 모든 선원들에게 밀랍으로 귀를 막으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은 돛대에 밧줄을 묶게 했습니다. 오디세이는 어떤 일이 있어도 풀어주지 말 것, 무슨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말 것을 엄히 지시하고 사이렌에 들어섭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 매혹적인 모습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그 소리에 끌려 당장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았습니다. 오디세이는 선원들에게 자기를 풀어달라고 명령하고 애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선원들은 장군을 풀어주지 않았습니다. 사이렌 바다를 통과하고 그 아름다운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디세이는 평정을 되찾고 안도의 한숨을 쏟아냅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이렌 못지않은 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성경은 죄가 문에 엎드려 있다(4:7)고 경고했는데 어느 틈엔가 집 안방까지 쳐들어와 우리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자칫 한 눈을 파는 사이, ‘딱 한 번만 더, 그리고 절대 안 해.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해놓고 또 하는 것을 중독이라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유튜버 닥터 폴은 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솔직하게 고백하라는 것입니다. 내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추지 말고 털어놓으라는 말입니다. 인생에 성공한 사람도 절제에 실패하고 고위 성직자도 무언가에 중독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고백할 수만 있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예수님께 어떠한 짐이든 가지고 나오면 주님께서 우리를 편히 쉬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오디세이가 자기 몸을 밧줄로 묶듯이 우리 역시 예수님께 묶이면 사이렌의 유혹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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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렌의 유혹
  • 2024-01-27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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