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은 영광을 “빛나고 아름다운 영예”라고 정의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그것을 영광이라고 표현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영광’은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찬양입니다. 시인 다윗은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시8:1)라고 노래하고, 또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19:1)라고 찬양합니다.

  좀 더 세심하게 살피면 영광이란 “하나님의 뜻이 창조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서학자들은 영광을 ‘반사(reflection)’라고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뜻이나 속성이 이 땅에 반영될 때, 다시 말해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이 땅에 반사되어 나타날 때, 그것이 영광입니다.

  사람들은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때 하나님께 영광이라고 표현합니다. 좋은 대학에 합격했을 때, 사업에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을 때, 높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합니다. 교회가 성장하거나 큰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도 하나님께 영광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공했다고 해서 무조건 하나님께 영광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경적으로 영광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십니다. 보이는 것, 외적인 성공을 이루었을 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세상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은 성공이 아닙니다. 33살 젊은 나이, 결혼도 하지 못하고 가족도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예수님은 모욕과 조롱을 당하면서 십자가에서 공개 처형을 당하셨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예수님의 죽으심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다고 증언합니다.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요13:31). 십자가의 죽으심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은 그 죽으심이 하나님의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인간 예수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원대로 이루어졌기에 십자가가 영광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또 우리의 삶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영광입니다. 세속적인 방법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은 자기 스스로 누리는 기쁨일 뿐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 위해서는 매일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기도문에서 예수님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가르치셨고,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