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아버지와 아들

  • 성지현
  • 2023.04.22 오전 11:57

  어느 날, 아버지는 귀가가 늦어지고 있는 아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사이 아들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를 찾으러 나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를 찾겠다며 말을 탔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길이 엇갈리며 한참 동안 고생을 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을 무렵, 드디어 아버지와 아들이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얼마나 반가운지 부둥켜안고 기뻐했습니다. 아들이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진 아버지가 그 뜻을 물었습니다. 아들이 답을 이어갔습니다. “제가 지금 아버지를 찾으러 오는 도중에 나무뿌리에 걸려 말이 세 번이나 쓰러졌어요. 그런데 저는 한 군데도 다친 데가 없어요. 하나님 앞에 너무 감사해요.”

  아들의 말을 듣던 아버지가 말을 받았습니다. “그래, 참 감사할 일이구나. 그런데 나도 하나 감사한 일이 있었단다. 내가 탄 말은 한 번도 나무뿌리에 걸려서 쓰러진 적이 없었단다. 얼마나 감사하냐? 우리 하나님, 참 감사하구나.”

  지난 해 추석 연휴 기간,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여성이 속이 불편하여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여자 화장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참을 수가 없었던 여성은 동동거리며 남자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비교적 여유가 있었던 남자 화장실, 그런데 한 남성이 여성을 가로막았습니다. 여성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남성은 참지를 못했습니다. 남성은 곧바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자초지종을 확인한 경찰관은 아무리 급해도 여자 화장실을 사용하라며 훈방 처리를 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남성은 남자가 여자 화장실 들어갔어도 훈방 처리할 것이냐?”며 난리를 쳤다고 합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 가운데는 여자를 탓하는 소리가 많았습니다. ‘훈방은 약하다, 남자였으면 아무리 못해도 벌금형을 때렸을 것이다, 기소했을 거다, 여자라고 봐 주는 거냐?’

  하지만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 우리 사회가 좀 너그러웠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여자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온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있지 않았습니까? 못 본 척하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마 가족이었으면 다르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는 것은 너무 각박합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처럼, 서로를 위하고 감사하는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자들이 아닙니까?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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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와 아들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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