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브엘세바의 하늘아래에서

  • 구교환 목사
  • 2014.10.18 오후 12:48


브엘세바의 하늘아래에서


   이 곳 시간으로 금요일 아침 5시입니다. 서울은 금요일 오전 11시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스라엘 남쪽에 있는 브엘세바에 들렀습니다. 브엘세바에서 사환을 남겨두고 홀로 바란 광야로 들어가 그 척박한 땅 로뎀나무 아래 홀로 앉아 하나님을 찾았던 엘리야를 생각하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광야는 외로울 수밖에 없고 불편한 곳입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로 있을 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진리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브엘세바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습니다. 위에서 돌을 던지면 첨벙하는 소리가 4-5초 후에나 들릴 정도로 대단히 깊은 우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삭이 아비멜렉과 언약을 맺고 우물을 얻은 후 브엘세바라 이름한 곳입니다(창26:33)


   ‘텔 세바’에 마을 터가 발견되었는데 어쩌면 이삭이 살았던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으로는 브엘세바라는 이름의 현대도시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신의 흔적과 오늘의 도시는 시간적으로 4,000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엄청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졌을 것입니다.

 

   누군가 “돌은 남아 있는데 사람은 없네요.”라고 탄식 섞인 소리를 했습니다. 옆에 있던 목사님이 말을 받았습니다. “결국 돌만도 못한 인간인 거야.”라는 말에 목사님들이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젊은 목사님 한 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돌은 남지만 인생은 천국에 가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셨고 독생자를 주셔서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천국의 소망을 허락하신 하나님, 누구든지 주를 믿는 자마다 영생에 이르게 하십니다. 수천 년이 된 돌은 그대로 남지만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셨을 것입니다.


   이제 순례의 절반을 넘기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성지 답사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베들레헴을 시작으로 갈릴리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그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현장을 보게 될 것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성지순례는 과거로의 여행입니다. 주님께서 걸으셨던 길을 걷고 그가 앉으셨던 길가의 돌멩이에 앉아 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 날, 주님께서도 똑같은 하늘을 바라보시며 하루를 시작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너머까지, 단순한 과거로의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많은 것을, 그리고 멀리 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지나면 뵐 수 있겠지요. 은천의 지체들이 그립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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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엘세바의 하늘아래에서
  • 2014-10-18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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