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거룩한 폭력

  • 구교환목사
  • 2013.11.24 오후 06:07

   

거룩한 폭력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아닥사스다 임금의 술 맡은 관원이었습니다. 기원전 444, 느헤미야는 고향 예루살렘의 총독으로 부임하여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2년 정도 예루살렘의 총독으로 일하다가 느헤미야는 432년 무렵 잠시 페르시아를 방문하였습니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을 비운 기간이 길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명의 유대 사람들이 이방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어머니가 이방여인이었기에 모국어를 잘못하는 자녀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느헤미야가 분노를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 이방여인들이 들어오면서 나라 전체에 우상숭배가 퍼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나라가 망했는데 이제 와서 또 다시 이방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자들이 있었으니 느헤미야로서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느헤미야는 당사자들을 불러 책망하고 저주하였습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느헤미야는 그들을 때리고 심지어는 머리털까지 뽑았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14:25).

   

  화가 나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은 예수님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셨을 때 성전 안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장사를 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장사꾼들은 양이나 염소, 비둘기 같이 하나님 앞에 드릴 제물들을 내다 팔았는데 그 가운데는 흠이 있는 제물들이 있었습니다. 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들은 적당히 눈을 감아주고 뒤로는 상당한 뇌물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 모습을 보시던 주님께서 분노하셨습니다.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사 양이나 소를 다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2:15)라는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화가 나도 대단히 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마다 가정폭력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이를 폭행하여 죽인 한 부모가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떤 여인은 10살 먹은 전처 딸에게 일주일에 두 세 차례씩 소금 세 숟가락을 넣은 '소금밥'을 먹여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딸이 먹은 것을 토하면 다시 먹게 하는 잔인함까지 있었다고 해서 세인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인간이 이렇게까지 사악해질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화가 나더라도 해가 지기 전까지는 풀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4:26)라는 말씀은 폭력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교훈입니다. 화를 내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고, 그 방법에 있어서도 좀 더 지혜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차라리 느헤미야처럼,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분노이고 폭력이라면 세상은 오히려 밝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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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룩한 폭력
  • 2013-11-24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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