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두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며

  • 구교환목사
  • 2013.12.14 오후 03:07

두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며

 

  지난 한 주간, 각종 언론 매체는 장성택이라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장성택은 북한 권력의 제2인자로 사실 북한의 정치 경제를 주도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의 고모부이기도 한 장성택을 북한 정부는 반역 혐의로 체포하여 사형에 처했습니다.

 

  체포하고 나흘 만에 사형을 집행하는 저들의 행태가 놀랍기도 하지만 구구절절 이어지는 장성택에 대한 배역 혐의 가운데는 경악할 수밖에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수를 성의 없이 쳤다, 누구 앞에서 똑바로 서 있지 않았다, 누구 앞에서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 등등 우리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그렇게 장성택이란 인물은 소리 없이 사라졌습니다.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그래도 수십 년에 걸쳐 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일들을 주도했던 나름대로 대인(大人)이었는데 권력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공안원들에게 체포되는 장면, 법정에서 고개를 숙인 채 어디론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성택 사형 보도와 함께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또 하나의 이야기는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이었습니다. 만델라는 95세의 인생 가운데 거의 60년을 감옥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만델라는 굽히지 않는 저항 정신으로 남아공을 오늘의 자유국가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세계인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하여 100명 가까운 세계 정상들이 남아공을 방문하여 조문을 하였습니다. 추모식 현장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남아공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만델라의 삶과 죽음을 기리는 색다른 문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장성택이 권력 싸움에 밀려 졸지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하릴없는 삶과 죽음이었다면 넬슨 만델라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최고의 멋진 인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습니다. 누구는 온 몸에 총알을 맞아 그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인생을 아름답게 마감했습니다.

 

  예수님을 생각해 봅니다. 로마 군인들의 흉악한 방법에 의해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고통스러웠고 처절했고 외로운 죽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의로운 죽음이었고 가치 있는 삶이었습니다. 세상을 사랑하셨기에 이 땅에 오셨고 죽으심으로 인해 온 인류가 구원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델라와 장성택의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예수님에게 집중하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니 어떻게 죽어야 할지 말입니다. 만델라처럼, 예수님처럼 세상 사람들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두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며
  • 2013-12-14
  • 구교환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