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구교환목사
  • 2013.12.21 오전 11:06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파파파노라는 착하고 성실한 구두수선공 할아버지가 사셨습니다. 어느 성탄전날 밤, 할아버지 꿈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내일 성탄절에 할아버지를 방문하고자 합니다." 할아버지는 집안 청소를 하고 성탄절에 특별히 쓰는 커피 주전자를 난로 위에 올려놓고 예수님을 기다렸습니다.

 

  밖을 보니 아침 추운 날씨에 청소부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청소부를 집안으로 들어오게 해서 따듯한 커피를 대접했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누더기 옷을 입은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 아이를 둘둘 감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측은한 마음에 할아버지는 그 여인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시퍼렇게 얼어 있는 아기의 발을 보게 된 할아버지는 보관하고 있던 신발꾸러미에서 아기에게 맞을 만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신기하게도 꼭 맞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기다리던 예수님은 소식조차 없었습니다. 조금은 허전한 마음에 할아버지는 저녁 준비를 위해 스프와 빵을 데웠습니다. 땅거미가 어두워지고 있을 시간, 바깥이 시끄러웠습니다. 빵과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소년을 주인아주머니가 붙잡아 파출소로 끌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파파파노 할아버지가 중간에 끼어들었습니다. "아이가 배가 고파 그런 것이니 용서해 주시지요. 대신 내가 그 값을 지불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예수님은 끝내 오지 않으셨고 할아버지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꿈속에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할아버지! 파파파노 할아버지!" "아니 주님, 어디 계셨습니까?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대답을 하셨습니다. "어제 나는 세 번이나 갔었답니다. 한 번은 청소부로, 또 한 번은 아기의 모습으로, 그리고 소년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 날 밤, 할아버지 파파파노는 주님과 함께 포근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합니다.

 

  1818년 성탄절을 일주일 앞두고 일어난 일을 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 교회에 시무하던 26세의 젊은 신부 모올(J. Mohr)은 큰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성탄절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나밖에 없는 풍금이 고장이 난 것입니다. 수리공이 와서 풍금을 분해했지만 고칠 수가 없었습니다. 허탈해진 모올은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고요했습니다. 모올은 그 느낌을 몇 자 적었습니다. 얼마 후 모올은 그것을 오르가니스트 그뤼버(F.X. Grűber)에게 보냈습니다. 그뤼버는 그 내용을 가지고 작곡을 하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는 찬송입니다.

 

  올 성탄에는 고요하지만 거룩한 경험이 있기를 바랍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이 모든 성도들 심령 가운데 가득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2013-12-21
  • 구교환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