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

  • 구교환목사
  • 2013.09.14 오전 11:17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

 

  성경에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22:28)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어 23장에서도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며"(23:10)라고 말합니다. 오래 전 신명기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어 차지하게 하시는 땅 곧 네 소유가 된 기업의 땅에서 조상이 정한 네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지 말지니라"(19:14)이라고 가르칩니다.

 

  지계석이란 말 그대로 경계가 되는 돌이라는 뜻입니다. 공동번역 성경이 "밭 경계선 말뚝"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말뚝이라기보다는 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옛날 이스라엘에서는 땅의 경계를 정할 때 작은 돌들의 무더기나 막대기 모양의 돌을 세워 표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람들 눈을 피해 이 지계석을 옮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욥이 땅의 경계표를 옮기는 사람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도 당시로서는 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이씨 성의 27살 남자가 경기도 포천의 누나 집을 찾았습니다. 그들은 뇌종양 말기였던 아버지 문제를 상의했습니다.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던 자식들은 아버지를 살해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57)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여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아들은 어머니와 누나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의 목을 졸랐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장례식을 치르고 3일 만에 남자는 아버지를 죽인 것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는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저수지를 배회하다 누나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어머니(55), (29), 그리고 아들(27)의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요? 고통을 이기지 못해 죽여 달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부탁대로 아버지의 목을 조르는 이들의 행위가 정당한 것인지요? 회복될 가능성은 없고 치료비는 턱없이 모자라고, 그런 이유들로 아버지의 목을 조르는 것을 안락사라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인지요?

 

  다시 성경으로 돌아갑니다.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22:28). 여기서 지계석은 단순히 땅의 경계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조상들이 세워놓은 전통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조상들, 특별히 부모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함부로 하지 말고 부모의 가르침을 경솔히 여기지 말라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으면서 믿음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믿음이 좋은 사람은 하나 같이 효자, 효녀이고 효부(孝婦)이어야 합니다.

 

  추석을 맞아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고향과 부모를 찾아뵙는 것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주어야 할 최고의 덕목입니다. 지계석을 슬금슬금 옆으로 옮기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선조들이 세운 옛 지계석의 의미를 바로 새기고 조상들의 전통을 소중히 여기며 부모의 가르침에 고개를 숙이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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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
  • 201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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