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폐하, 그건 거울입니다

  • 구교환목사
  • 2013.05.06 오후 02:28

 

폐하, 그건 거울입니다

 

  러시아에 그림을 꽤나 좋아 하는 임금이 살았습니다. 그림을 좋아해서 임금은 화가들을 늘 가까이 했고, 어디에 좋은 그림이 있다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달려갔습니다. 임금은 그림 중에도 인물화를 좋아 했는데 그림에 담긴 인물들을 보면 참 좋다, 참 아름답다 등등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하루는 임금이 어느 전람회에 참석하여 그림 하나하나에 심취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림에 담겨 있는 인물들과 대화라도 나누는 듯이 임금은 마냥 행복해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 구석에 있는 그림 앞에서 임금은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뭔 그림을 이렇게 그렸냐, 인상이 참 그렇다며 며 짜증을 냈습니다. 임금 주변으로 여러 명의 신하들이 있었지만 투덜거리는 임금 앞에 누구 하나 말도 못하고 쩔쩔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에 보다 못한 신하 하나가 용기를 내어 임금 앞에 나섰습니다. "폐하, 그것은 그림이 아니오라 거울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날, 임금은 전시관 구석에 걸려 있는 거울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인상이 그렇다는 둥, 그림이 어색하다는 둥 갖은 불평을 쏟아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 철학가는 네 자신을 알라고 설파했고, 예수님도 남을 향해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살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남을 평가하기는 싶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남을 평가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인도의 영웅 마하트마 간디에게 젊은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찾아왔습니다. 엄마는 자기 아들이 사탕을 너무 많이 먹어 걱정이라며 따끔하게 야단을 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엄마의 부탁을 받은 간디는 아무 말 없이 한 달 뒤에 와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젊은 여인이 다시 아들을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간디는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를 타일렀습니다. "사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아요. 이빨도 상하고 몸도 약해져요."

 

  아이와 엄마가 돌아가자 옆에 있던 제자들이 간디에게 물었습니다. 그런 말이라면 처음 왔을 때 해주시지 왜 힘들게 두 번이나 오도록 하셨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간디가 대답했습니다. "그러게, 괜히 힘들게 했지. 그런데 한 달 전에는 나도 사탕을 꽤 많이 먹고 있었거든. 나도 많이 먹고 있었는데 먹지 말라고 할 수가 없었지. 나부터 먼저 절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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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하, 그건 거울입니다
  • 2013-05-06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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