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독도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자(母子)

  • 구교환목사
  • 2013.05.11 오전 10:43

 

독도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자(母子)

 

   34일의 일정으로 울릉도를 다녀왔습니다. 지방회 소속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모두 52명이 함께 했습니다. 일정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역시 독도를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울릉도 사동 항에서 87.4Km, 400 여 명이 탄 배는 꼬박 두 시간을 달렸습니다.

 

  뱃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3-4m 높이의 파도를 넘으면서 배는 많이 흔들렸습니다. 승객들 대부분 하얗게 질린 채 말을 하지 못했고 여기저기 멀미를 하는 이들이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배는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최고의 관심은 배를 대고 독도 땅을 밟을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1년에 20여 일 정도, 최근 상황이 나아져서 잘하면 70 차례 정도만 부두에 배를 대고 독도에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도착 30분 전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이 상태면 독도에 접안(接岸)이 가능하겠냐고 말입니다. 직원은 불가능하다고 딱 잘랐습니다. 매몰차게 대답한 것이 미안했는지 그는 창가로 가서 바다 상황을 살피더니 연신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도착 시간, 접안을 시도한다는 선장의 메시지가 방송을 탔습니다. 순간 배 안 여기저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독도에서의 30분은 말 그대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작지만 독도는 아름다웠고 평화로웠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독도경비대 병사들과 사진도 찍었고 몇 마디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모두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뜨거웠습니다.

 

  함께 배를 탔던 사람들 가운데 독도경비대 병사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들과 동생을 만나기 위해 지방 어디 멀리서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남은 30분이 전부였습니다. 너무나 짧은 만남이었기에 승선해 달라는 직원들의 재촉하는 소리가 그들에게는 아렸을 것입니다. 마침 선미 출입구에서 그들이 작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눈이 벌겋게 상기되었고 어머니 역시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뜨거울 수 있다니.

 

  배가 출발하자 수비대 병사들은 일렬로 도열하여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잠시 후 손을 내리고 돌아섰지만 그 병사만은 움직이지 않고 홀로 부두를 지켰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그는 어머니를 보냈고 어머니는 아들을 독도에 남겨둔 채 독도를 떠났습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 접안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거친 파도도 잔잔하게 만들어 어머니는 아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다마저도 감동시키는 어머니의 사랑, 그 어머니를 우리는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구교환목사 (9change@hanmail.net)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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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자(母子)
  • 2013-05-11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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