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어묵 10개로 받은 사랑

  • 구교환목사
  • 2013.05.25 오후 06:58

 

어묵 10개로 받은 사랑

 

  어떤 청년이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막노동을 하며 살았습니다. 낮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검정고시 학원에 다녔습니다. 학원비와 주식을 혼자 해결해야 했던 청년은 저녁을 거의 굶을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루는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포장마차를 발견했습니다. 수중에 400원밖에 없어서 청년은 어묵 하나를 시켜놓고 국물을 열 번이나 떠먹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포장마차 주인아주머니가 어차피 불어서 팔기에는 좀 그렇다고 하면서 어묵 10개를 접시에 올려주었습니다. 청년은 흐르는 눈물을 참아가며 어묵 10개를 허겁지겁 먹어치웠습니다.

 

  그 날 이후에도 청년은 종종 그 포장마차에 들렸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모습으로 조금은 불어버린 어묵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먹을 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나중에 능력이 생기면 어묵 값을 꼭 갚아드리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청년은 군대에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회사의 인사과에 취직을 했습니다. 어느 날 청년은 옛날 어묵을 얻어먹던 생각을 더듬으며 그 자리를 찾았습니다. 뜻밖에 포장마차는 그 자리에 있었고 아주머니도 여전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그 동안의 안부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주머니의 아들이 나타났습니다. 장애인인데 취직자리가 없어 고민이라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청년은 회사에 돌아가 마침 공석이었던 장애인을 위한 취업 자리에 아주머니의 아들을 소개했습니다. 덕분에 장애인 아들은 정년이 58세까지 보장된 회사에서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뎅 빚을 갚은 남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사건입니다. 인심 좋은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사랑, 그리고 받은 사랑을 떳떳하게 보답한 청년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세상이 각박하다 하지만 작은 콩 한 알이라도 쪼개어 나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하나 먹는 즐거움이 있겠지만 함께 나누는 기쁨은 더 큰 행복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10:42). 예수님의 말씀은 상을 받기 위해 냉수를 대접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대접받을 생각 없이 그냥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7:12)는 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현대인의성경󰡕"먼저"라는 말을 강조하여 "대접을 받고 싶거든 먼저 남을 대접하여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먼저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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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묵 10개로 받은 사랑
  • 2013-05-25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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