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우렁이의 자식 사랑

  • 구교환목사
  • 2013.06.01 오후 04:00

  

우렁이의 자식 사랑

 

   우렁이는 논우렁과에 속하는 모든 고동을 통틀어 하는 말입니다. '물속의 웅담'이라고 할 정도로 우렁이는 건강에 좋다고 하는 생물입니다. 곰보상추를 비롯한 싱싱한 야채에 듬뿍 올려먹는 우렁이 된장볶음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우렁이 봄동 겉절이, 우렁이 시래기국, 우렁이 들깨미역국 등 우렁이를 곁들여 먹는 좋은 음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렁이에 얽혀 있는 잔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연산 우렁이는 보통 겨울에 건조한 논바닥에서 산란하며 플랑크톤, 물풀, 이끼나 작은 수중생물을 섭식하며 생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새끼는 다릅니다. 알이 깨어나면 우렁이는 자신의 살을 먹여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는 어미 우렁이의 살을 파먹고 자라다가 어미 우렁이의 살이 다 없어질 때가 되면 혼자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살이 모두 없어진 어미 우렁이의 몸은 껍데기만 남은 채 흐르는 물살에 둥둥 떠내려가게 됩니다. 늘 주기만 했던 자신의 운명을 단 한 번도 탓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끊임없이 주고 있음에도 더 줄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자기 스스로 희생하고 있으면서도 주변을 더 환히 밝히기 위해 속절없이 타들어가는 촛불처럼, 사랑은 그렇게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흐르는 시냇가에서 우렁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렁이 하나를 찾았는데 속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귀퉁이 한 쪽은 헐어 있었는데 살짝만 눌러도 금세 부서질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속이 비어 있는 우렁이를 보고는 짜증을 내며 발로 밟아버렸습니다. 씩씩거리는 아들에게 아빠는 우렁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새끼를 살리기 위해 자기의 살을 먹이로 내놓는 엄마 우렁이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자기가 밟아 버린 우렁이를 손바닥에 모으며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우렁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불쑥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마음을 파고듭니다. 아무 죄도 없었지만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논바닥에 있는 우렁이와 비교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앞에 가슴을 여미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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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렁이의 자식 사랑
  • 2013-06-01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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