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스테파니 나이트의 소망

  • 구교환목사
  • 2013.02.21 오전 10:16

 

스테파니 나이트의 소망

 

  영국의 유명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지난 1월말 스테파니 나이트(Stephanie Night)라는 한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소개했습니다. 스테파니는 올해 21살이 되었는데 새해 첫날 의료진으로부터 이제 마지막을 준비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 2009년 스테파니의 골반에서 테니스 공 크기의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유잉 육종'이라는 희귀암에 걸린 스테파니는 그 동안 10차례의 화학요법 치료와 3차례의 방사선 치료를 잘 마치고 20103월에 퇴원하였습니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아동교육학을 마쳤고 지역 보육원에서 일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0124, 병은 연부조직암으로 발전했고 집중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10월에는 오른쪽 다리와 골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폐와 가슴 부위로 전이되면서 더 이상 치유의 가망성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스테파니는 의사들로부터 죽음을 준비하라는 통고를 받은 후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가 정리한 목록을 보면 34가지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 간단한 것들입니다. 온천 즐기기,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마음껏 웃기, 오후에 한가롭게 차 마시기, 일하기, 개와 산책하기, 다른 색과 모양으로 매니큐어 칠하기, 칼로 코르크 마게 따는 법 배우기 등등 쉽게 할 수 있는 일들 일색입니다.

 

  한편 스테파니의 목록에는 가족들과 이웃들을 위한 것들도 여러 개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들과 휴가 즐기기, 조카들과 해변으로 놀러가기, 언니들을 유명한 팝가수 게리 바로우와 만나게 해주기, 아빠와 모시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경기 보러 가기, 친구들과 쇼핑센터 동행하기 등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스테파니는 암 투병을 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소망도 제시하였는데 실제로 그녀는 10대 암환자의 재활을 위한 자선단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테파니 나이트가 정리한 목록을 보면서 그 가운데 몇 가지들은 지금이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죽음에 임박해서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말입니다. 지금이라도 소리 내서 웃을 수 있고, 오후에 차 한 잔 마시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그리고 주말에 시간을 내서 콘서트라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로 코르크 마게 따는 법 정도는 누군가에게 전화하면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마음입니다.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고, 아니면 다른 일들에 얽매여 허둥지둥 살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21살의 젊은 여인이 한 쪽 다리를 잘라낸 채 죽음 앞에서 하고 싶다고 절규하는 일을 지금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 글을 쓰는 것도, 동시에 이 글을 읽는 것도 다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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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파니 나이트의 소망
  • 2013-02-21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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