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Merry Christmas!

  • 구교환목사
  • 2012.12.23 오후 11:40

 

Merry Christmas!

 

  성탄절입니다. 성탄절이 되면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게 됩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전에 보다는 크리스마스카드를 많이 보내지 않습니다. 제게 배달되는 카드 역시 턱없이 줄었습니다. SNS 문자나 전자메일로 성탄 인사를 나누는 것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필로 쓴 카드 한 장 받으면 더 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그 귀한 카드를 한 장 받았습니다. 또박또박 써내려간 성탄 축하 메시지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심신이 지친 나그네에게 시원한 냉수 한 그릇 같이 피곤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숲속에 사슴 두 마리가 끄는 마차를 모는 할아버지의 표정은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런데 카드 한 구석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Happy Holiday!" 카드 안쪽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행복한 휴일이 되세요!'라는 뜻입니다. '즐거운 성탄, 복된 성탄이 되세요!'라는 인사가 어느 새 '휴일, 잘 보내요!"라는 의미로 바뀐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라고 할 때 크리스는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마스란 라틴어로 미사, 즉 경배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땅에 구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예배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Merry Christmas""Happy Holiday"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기 예수는 사라지고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고 어른들은 휴가를 떠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때다 싶어 술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 전 "Merry Christmas"라고 하지 말고 "Happy Holiday"라고 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번 대선 때, 당선인의 정당 청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는 모습은 엉뚱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했습니다.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기념교회에 가면 그 출입문은 큰 예배당에 어울리지 않게 아주 작습니다. 말을 타고 들어갈 수 없고 어른이 서서 들어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세상의 어느 임금도 말에서 내려 겸손히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과 양을 치던 목자들이 아기 예수에게 경배했던 그런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밤새 놀다가 성탄절 감사예배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성탄 선물을 구입하는 비용이 성탄감사헌금의 액수보다 많다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Happy Holiday"가 아니라 "Merry Christmas"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대체 성탄절은 누구를 위한 성탄절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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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rry Christmas!
  • 2012-12-23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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