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 구교환목사
  • 2012.10.08 오전 10:00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20104, 서초동 소년법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16살 소녀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중형이 선고될 것을 예상하고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판사는 선고를 하기 위해 소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소녀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판사는 소녀를 향해 자기가 하는 말을 따라 하라고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판사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소녀는 "나는 이 세상에서"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판사는 더 큰 소리로 따라 하라며 외쳤습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소녀는 중얼중얼 따라하다가 "이 세상은 나 혼자 가 아니다!"라고 외칠 때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이미 14건의 절도 및 폭행 등의 범죄에 연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차례 소년법정에 섰던 전력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동일한 범죄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무거운 형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판사는 놀랍게도 불기소처분이라는 관대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였으며 장래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던 길에 남학생들에게 끌려가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소녀는 당시 후유증으로 병원의 치료를 받았고 그 충격으로 홀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했습니다. 그 후, 소녀는 학교를 겉돌기 시작했고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판사는 재판 당시 참관인들에게 "이 아이의 삶이 망가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제 이 아이의 자존심을 우리가 다시 찾아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판사는 소녀를 앞으로 불러 손을 꼭 잡아 주며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한지 아니? 그건 바로 너야. 이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마음 같아서는 꼭 안아주고 싶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법대가

가로막혀 있어 이정도 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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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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