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생긴 일

  • 구교환목사
  • 2012.06.10 오전 11:09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생긴 일

 

 

  지난 2일 저녁, 대구에 있는 고등학생 하나가 아파트에서 투신을 했습니다. 학교 폭력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가해 학생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반 년 동안 대구에서만 10명이 자살을 시도, 그 가운데 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0년 기준, 연간 15,566명, 하루에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총 사망 원인의 6.1%에 해당되는 수치이고 사망 원인 가운데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다음으로 네 번째에 해당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럴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렇지, 죽을 용기가 있으면 살 용기도 있어야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지난 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고등학교에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학교 청소부였던 돈 로긴스라는 18살의 여학생이 졸업장을 받은 것입니다. 돈 로긴스의 상황은 최악이었다고 합니다. 약물 중독에 빠진 부모는 자녀들을 돌보지 않았고 수개월 동안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긴 집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샤워를 못해 친구들로부터 냄새난다고 왕따를 당했고, 30분을 걸어 공원에 가서 물을 받아다 연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숙제를 해 오지 못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교사들이 로긴스의 형편을 알게 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빨래와 샤워는 학교에서 해결하게 했고, 학교는 그녀를 청소부로 일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작년에 부모들이 가출을 하는 바람에 돈 로긴스는 집에서조차 쫓겨나야 했습니다. 형제들도 뿔뿔이 흩어졌고 졸지에 노숙자가 되었는데 다행히 동료 청소부 아줌마가 로긴스를 자기 집에 데려가 잠자리를 제공했습니다.

 

  돈 로긴스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두 시간 동안 학교 청소를 하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다시 저녁 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와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18세의 돈 로긴스는 4.0 만점에 3.9를 받았고, 드디어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으로부터 장학금과 생활비까지 받는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내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힘든 일이 많이 일어났지만 공부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성금이 답지하자 그는 "대학에 가서 쓸 돈은 내가 벌 수 있다"며 받은 성금을 자신과 같은 불우한 지역 학생 200여 명을 위한 자선기금으로 적립했다고 합니다.

 

  부모도 없고 집도 없었지만 꿋꿋하게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18세의 여린 청소년이 거인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까지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 절반이라도 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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