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원수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라

  • 구교환목사
  • 2012.02.19 오전 09:29

원수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라

 

  2007년 10월 24일, 강원도 화천의 어느 산골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77세의 할머니가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희생이 되었는데 사건 발생 5년 만인 지난 16일 범인이 체포되었습니다. 범인은 바로 피해자의 아들이 근무하던 부대, 아들의 부하 직원이었습니다. 지휘관의 문책성 인사에 앙심을 품었던 범인이 지휘관의 어머니를 찾아가 저지른 범행으로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불편한 관계로 치닫고 있습니다. 핵 개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두 나라 사이에 테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러범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차 뒤쪽에 폭탄을 부착하면 몇 분 후에 자동차가 폭발합니다. 이런 식으로 두 나라의 정부 요인들과 과학자들이 연 이어 희생이 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복수혈전입니다.

 

  복수, 보복이라는 말은 참 무서운 단어들입니다. 자기에게 쓰라린 변을 겪게 한 대상에게 그와 같은 고통을 경험하여 갚음하는 것이 복수입니다. 정치인, 경제인 할 것 없이 세상은 온통 복수혈전으로 치닫고 있지만 하나님은 반대로 용서와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롬12:19)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잠25:21)는 말씀도 있습니다.

 

  보복이 아니라 반대로 원수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마실 것을 공급하는 것은 최고의 사랑입니다. 바울은 잠언을 인용하여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롬12:20)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숯불은 불씨에 해당됩니다. 불 피우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 아낙네가 불씨 관리를 잘못해서 꺼트렸습니다. 그러면 옆집에 와서 불씨 좀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실 우리 집 불씨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꺼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웃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불씨를 나눠줍니다. 불씨를 구한 이웃은 그것을 그릇에 담아 머리에 이고 갑니다. 숯불을 머리에 쌓는다는 말은 사랑을 나누는 구체적 실천입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콩 하나도 나눠먹는다는 우리네 속담과 같은 뜻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이 성회수요일입니다. 이날부터 시작하여 우리는 사순절을 지키게 됩니다. 사순절의 클라이맥스는 그리스도의 수난이고 부활절로 이어집니다. 사순절의 중심은 용서와 사랑입니다. 사순절에 할 일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면 십자가 밑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혹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면 그 마음마저도 십자가의 보혈로 씻어내야 옳습니다. 원수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놓으십시오. 그래야만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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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라
  • 201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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