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지뢰밭으로 들어가는 용기

  • 구교환목사
  • 2011.10.12 오후 04:34

지뢰밭으로 들어가는 용기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때의 일입니다. 작전 도중 미군 병사 한 사람이 지뢰를 밟아 그만 한쪽 다리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부상을 당한 병사는 고통을 호소하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많은 병사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부상당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선뜻 나서지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칫 잘못하면 또 다른 지뢰를 밟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두들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을 때 뚜벅뚜벅 지뢰밭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위험을 무릎 쓰고 지뢰밭에 들어간 사람은 다름 아닌 그 부대의 최고지휘관이었습니다. 그는 부상당한 병사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하였고 드디어 그를 업고 지뢰밭을 빠져나왔습니다. 이 사건 이후, 그 지휘관은 미군 전체의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의 지휘 아래에 있는 장병들은 모두들 자기들의 지휘관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에게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훗날 걸프전의 영웅이 된 노만 슈와츠코프 장군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 많은 지도자들이 있지만 참 지도자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정치권에 있는 지도자들 가운데 존경할 만한 분들을 찾기는 더욱 어려운 듯합니다. 말은 많고 소리는 높지만 그 안에 진실함이 없어 보입니다. 뭘 하겠다는 약속은 화려하게 늘어놓지만 제대로 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과연 그들에게 슈와츠코프가 보여준 것과 같은 희생정신이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남 이야기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먼저 슈와츠코프처럼 먼저 희생하고 본을 보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지뢰밭"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먼저 지뢰밭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따를 것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따르지 않는 것은 우리 스스로 희생하기를 두려워하고 본을 보이는 것에 주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리더십 이론에서도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세계종교사를 보더라도 자기를 희생할 모르는 종교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지도자가 자기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예외 없이 적용되는 절대가치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먼저 본을 보여주신 다음 제자들에게 서로 섬기고 사랑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요? '나는 못해. 그러니 너희들이나 잘 해 봐.'라고 하셨다면 그 누구도 예수님을 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사랑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그 사랑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깊어 가는 가을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il.net)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지뢰밭으로 들어가는 용기
  • 2011-10-12
  • 구교환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