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동전을 밟고 있는 소년 이야기

  • 구교환목사
  • 2011.08.20 오후 01:26

동전을 밟고 있는 소년 이야기

 

  초등학생 소년 하나가 어느 날 학교에 지각을 했습니다. 평소 한 번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는 소년이었기에 담임선생님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학교에 늦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소년은 학교에 오는 길에 어떤 아저씨가 동전을 떨어뜨렸는데 그것을 찾아주느라고 늦었다는 것입니다.

 

  소년의 설명을 듣던 선생님은 허허 웃으면서 잃어버린 동전을 찾아주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학교에 늦어서 되겠냐며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소년은 동전을 발로 밟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현장을 떠날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학교에 늦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한 쪽 발로 동전을 밟고 겉으로는 동전을 찾아주는 시늉을 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한 쪽 발을 고정한 채 엉거주춤 서 있는 모습이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또 마음은 얼마나 조마조마 했겠습니까? 동전을 떨어뜨린 아저씨가 동전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보는 시간이 소년에게는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요?

 

  동전을 밟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그 소년처럼 무언가를 밟은 채 한 쪽 발로만 움직이면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정치자금을 한 쪽 발로 밟은 채 엉거주춤하고 있는 부정직한 정치인들, 뇌물을 밟고 툭툭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부패한 관리들이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지나친 명예나 헛된 허영심을 떨쳐내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투명하지 못하고 어두운 곳으로 치닫고 있다면 그 역시 동전을 밟고 있는 소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성경은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12:1-2)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2)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면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로부터 발을 떼어내고 예수님을 향해 달려 나가야 하겠습니다.

 

  혹시 우리 발이 무언가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툭툭 털어내고 "아저씨,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면 쉽게 자유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동전 하나 챙기기 위해 학교에 지각하는 어리석은 인생이 되지 않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더 중요한 것을 찾아 떠나는 멋진 인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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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전을 밟고 있는 소년 이야기
  • 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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