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폭우의 현장을 지켜보며

  • 구교환목사
  • 2011.07.30 오전 11:49

폭우의 현장을 지켜보며

 

  예수님께서 거라사인의 지방에 들어가셨을 때 귀신 들린 사람 하나가 무덤 사이애서 나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막5:1-20).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로 매였어도 쇠사슬을 끊고 고랑을 깨뜨리는 바람에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귀신이 들린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 앞에서는 귀신도 벌벌 떨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귀신을 내쫓으셨는데 귀신이 돼지에게 들어가 거의 이천 마리나 되는 돼지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습니다.

  이 일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그 지역에서 떠나시기를 간구했습니다. 예수님을 환영하지 않고 오히려 떠나 달라 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것은 어이없게도 재정적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돼지를 이천 마리나 잃었으니 또 무엇을 잃을까 하여 하나님의 아들을 배척한 것입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인생의 가치인지를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간, 끔찍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104년 만의 집중호우가 서울을 엄청난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은 서울에서도 관악구가, 관악구 가운데서도 신림동이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끔찍한 산사태가 발생한 우면산 자락이 우리에게 익숙한 지역이고 남부순환도로는 늘 오고 가는 길이기에 사고의 소식들이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신림동 저지대에 거주하시던 분들 가운데 어려움을 당한 분들이 적지 않기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우면산 기슭은 이미 2004년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위험지역으로 고지되는 것을 반대했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위험지역임을 한 동안 잊고 살다가 이번에 이와 같은 끔찍한 참사를 겪은 것입니다.

이번 우면산 산사태를 지켜보면서 거라사 지방의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좀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겠으나 땅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스스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측은해 보입니다.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미리미리 방비를 했다면 집값은 조금 떨어지겠으나 생명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덜 중요한 것에 목숨을 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체면 때문에, 욕심 때문에 오히려 더 크고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좀 더 멀리 보고 높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얼마든지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전합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고통을 딛고 일어나 오히려 더 당당하게 살아가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잃어버린 것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일어선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화를 면한 분들도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과 마음을 같이 하여 험한 세상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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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의 현장을 지켜보며
  • 201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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