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의 소음
두루미의 소음
스코틀랜드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성격적으로 지나치게 내성적이어서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또한 학업성적이 매우 부진하여 학교에서는 ‘열등반’에 들어가 늘 보충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우연한 기회에 유명한 시인들이 모이는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임에는 로버트 번즈라는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시인도 참석했습니다. 번즈는 전시되어 있는 한 작품을 발견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이 시는 누가 지은 것입니까? 아주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 자리에는 그 시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때 소년이 나섰습니다. 소년은 작가의 이름을 밝히며 시를 암송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로버트 번즈가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했습니다. “대단하구나. 너는 앞으로 위대한 시인이 될 거야.”
유명한 시인의 말 한 마디에 큰 용기를 얻은 소년은 그 후 시를 읽고 문학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변호사가 되었지만 그보다는 시를 쓰는 이에 전념했습니다. 이 소년이 바로 영국 최고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월터 스코트 경(Sir Walter Scott, 1771-1832)입니다.
시리아 북쪽에 타우라스라는 산이 있습니다. 높은 봉우리 후미진 곳에 독수리들이 우글거리고 있어서 유명해진 산입니다. 독수리들은 타우라스를 넘는 두루미를 공격해 배를 채운다고 합니다. 두루미들이 쉽게 표적이 되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두루미들이 내는 ‘소음’ 때문입니다.
두루미는 원래 요란스럽게 떠들기를 좋아합니다. 지상에 있을 때는 물론 하늘을 날 때도 두루미들은 계속해서 시끄러운 소리를 냅니다. 이 소리 때문에 독수리들은 두루미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렵지 않게 공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두루미들은 한 번 두 번 독수리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문제를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노련해진 두루미들은 타우라스를 넘기 전에 돌들을 한 입 가득 입에 뭅니다. ‘소음’을 내지 않으려고 하는 자구책입니다. 그렇게 침묵을 지킨 두루미들은 독수리들의 공격을 피해 타우라스를 넘어 날아갑니다.
추석입니다. 많은 이들을 만날 것이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입니다. 잠언은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잠18:21)라고 가르칩니다. 미련한 자의 입은 다툼을 일으킬 뿐입니다(잠18:6).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도움이 되고 듣기에 좋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기보다는 먼저 잘 들어주는 것도 지혜로운 모습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축복하고 격려하는 말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석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