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중요한 것, 정말 중요한 것

 

시장에서 쌀과 잡곡을 파는 장사꾼이 있었습니다. 평소 건망증이 살짝 있었는데 이 장사꾼은 유독 우산을 잘 잃어버렸습니다. 

아침에 가지고 나간 우산을 저녁에 들고 들어오는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사꾼은 아내에게 늘 싫은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부슬비가 내리는 어느 날 아침, 장사꾼의 아내는 남편에게 우산을 건네면서 단단히 일렀습니다. “제발 오늘만은 우산을 잃지 말아요.” “알았어! 알았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간 장사꾼은 하루 종일 ‘우산, 우산!’ 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장사꾼은 우산을 단단히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20여 분 정도 지나자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10여 분, 다행히 잠에서 깨어난 장사꾼은 우산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만큼은 절대 잃어버리지 말아야지.’ 정신을 바싹 차린 장사꾼은 우산을 움켜쥐고 차에서 내렸고 집에 들어오면서는 우산을 흔들며 의기양양했습니다. 그런데 우산에 신경을 쏟는 바람에 그 날 장사하여 번 돈을 몽땅 넣어둔 가방이 손에 없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친 것입니다.

       어느 대학교수가 언니네 집에 놀러갔답니다. 집에는 여섯 살짜리 조카가 초콜릿을 먹고 있었습니다. 입 언저리가 시커멓게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금야금 먹고 있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한참을 지켜보던 교수가 조카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모 한 입만 줄래?” 조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야! 한 입만 주라….” “싫어, 못 줘!” 교수는 은근히 심술이 났습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한 교수는 조카를 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모 한 입만 주면 가게 가서 10개 사 줄께.” 여섯 살 조카는 순간 망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모 말을 믿을까 말까? 지금 한 입 주고 열 개를 얻는 것이 좋을까?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이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당장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 혹은 당장에는 힘들고 어려워 보이는 것 가운데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가가 나타나는 것이 많습니다.

       혹시 어떤 일에 신경 쓰다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전전긍긍하다가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중요한 일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보다는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 있다면 그 일에 생명을 걸어야 합니다.

       우산 챙기느라 돈 가방을 잃어버린 장사꾼 같은 인생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한 입만 양보하면 열 개를 얻을 수 있는데 그 한 입 때문에 정말 더 큰 것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깊이 생각하고 멀리 보는 자가 세상을 이깁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