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거리 좁히기
영적 거리 좁히기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나온 것이 지난 1월 20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이 넘어가고 있는데 확진 환자 10,000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에 참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불편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또 앞날을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가 뭐 하는 곳인지, 그곳의 최고책임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팬더믹(Pandemic)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KF80, KF94라는 마스크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배웠습니다. 기침 예절, 선별진료소, 자가 격리, 그리고 사이카토인 폭풍 등등, 참 많은 단어들이 우리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단어는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입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로 전파되는데 1-2m 이상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 많이 모이는데 가지 마라,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2m 거리를 유지하라, 식사를 할 때도 가급적 대화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식탁 전면을 유리로 막아놓았다고 하고 은행 역시 직원과 고객의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해 유리로 막아놓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예배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봄이 왔는데 꽃구경도 가지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밥 한 끼, 차 한 잔 나누는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니 옆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 채 스쳐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찌할 방도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꽤 오랜 동안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적 거리 좁히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영적 거리 좁히기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과 기도로 하나 되는 것을 말합니다. 영적으로는 외국에 나가 있는 자녀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할지라도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한다면 그 사랑은 더욱 깊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세상이 조용해질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노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영적으로는 서로의 거리를 좁혀 가야 합니다. 영적 거리 좁히기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든든히 세워지리라 믿습니다. 영적 거리 좁히기―세상을 이기는 그리스도인의 힘과 능력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