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조금 천천히 걷기

  • 손성진
  • 2020.04.19 오후 12:49

조금 천천히 걷기



  중국 선교의 거인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 : 1832-1905)의 이야기입니다. 영국 출신으로 17세 때 전도용 소책자를 읽고 회심한 테일러는 하나님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후 중국 선교의 비전을 품고 중국어와 의학을 공부하며 사역을 준비하였습니다. 언제나 검소하고 절제된 삶으로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의지하며 오직 복음 전파와 구제에 힘쓰며 그날을 기다렸습니다.

 

  1854, 22세의 나이로 중국 현지에 파송되어 중국선교회 대표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에는 복음과 관련하여 아무 없었고 오히려 정치적인 격동으로 인해 온갖 수난을 겪습니다. 1867, 딸이 폐렴으로 죽고 1870년에는 다섯 살 난 아들을 결핵성 장염으로 잃었습니다. 같은 해 9월에는 태어난 지 20일 된 아들 하나를 또 잃었습니다. 그리고 13일 후에는 32세 아내마저 죽었습니다.

 

  그러나 테일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옷을 입고 중국인처럼 머리를 깎았습니다. 구 만 명의 회심자를 얻었고 중국내지선교회를 설립한 지 30년이 지난 1895년에는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640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중국을 위해 자신들의 삶을 헌신하게 됩니다. 1905, 은퇴했던 테일러가 중국을 다시 방문했을 때 중국인 그리스도인들은 그를 중국의 은인이라 부르며 환대합니다. 테일러는 마지막 여행 중 그가 평생을 바치며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했던 중국 땅 후난 성에서 73세의 나이로 생을 마칩니다.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에서 6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잠시 영국에 돌아온 일이 있었습니다. 테일러는 중국 현지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중국 현지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건강이 악화되었고 선교후원이 끊어졌습니다. 암울한 심정으로 5년을 기다리며 테일러는 오로지 기도와 말씀묵상에 전념했습니다. 훗날 테일러는 참고 기다리는 중에 오히려 영적으로 많이 성숙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참고 기다리면서 그 때 얻은 힘과 능력으로 중국 선교의 대과업을 이룰 수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세상이 어렵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무 일도 하시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좀 서두르셔서 세상을 치료하셨으면 하는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조금 천천히 걸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잠시 멈추고 고요한 가운데 주님의 날을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앞서 가도 하나님의 계획을 앞당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서 빨리!’라고 조급하게 외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인내하고, 더 지혜롭고, 더 자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다릴 때 위대한 일을 진행하십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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