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소파 방정환

  • 손성진
  • 2020.07.05 오전 09:16

소파 방정환

 

  소파 방정환 선생은 1899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계모 밑에서 자란 방정환은 어린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습니다. 아동문학과 아동심리학을 공부하고 아동문학가로 활동하며 어린이라는 명칭을 만들고 어린이날을 선포하였습니다. 동화 창작과 번역, 구연, 강연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던 방정환은 33세의 나이에 과로와 고혈압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방정환에게 있었던 일화입니다. 어느 날, 밤이 늦도록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열리더니 복면을 한 강도가 불쑥 들어와 시퍼런 칼을 들이대며 말했습니다. “꼼짝 말고 손들어!”

 

  그러자 방정환이 말했습니다. “아니, 꼼짝 않고 어떻게 손을 든단 말이요?” 강도가 주춤하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럼, 손들고 꼼짝 마. 그리고 돈이나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

 

  방정환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일어나 책상 서랍을 열고 390원을 내놓았습니다. 옛날 돈 390원이면 큰돈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이것이 전부이니 가지고 가시오.” 주인이 태연하게 돈을 내밀자 강도는 오히려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얼른 도망가려고 돌아서는데 방정환이 소리를 쳤습니다. “여보시오. 돈을 받았으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 것 아니오?” 깜짝 놀란 이 강도가 가슴을 쓰다듬으며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래 고맙다. ○○!”

 

  날이 밝고 얼마 후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나가 보니 순경이 강도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순경이 말합니다. “선생님, 간밤에 많이 놀라셨지요? 이 사람이 선생님 댁에서 강도질을 했다고 하기에 확인을 하러 왔습니다. 맞습니까?” 이 때 방정환이 차분히 말했습니다.

, 이 사람 말이오? 어젯밤에 우리 집에 왔었죠. 그런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사정이 딱해 보여서 내가 390원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갔는데요.”

 

  순경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요? 이 사람이 분명히 선생님 댁에서 돈을 훔쳤다고 자백을 했는데요?” 하지만 방정환은 태연히 말했습니다. “아니, 이 사람,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내가 돈을 주니까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지 않았소? 돈을 훔쳐 가는 도둑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법이 어디 있소?”

 

  순경은 할 수 없이 강도를 풀어 주었습니다. 순경이 돌아가자 강도는 방정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 “선생님, 용서해 주십시오.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방정환은 강도의 등을 두드리면서 일어나시오. 사람이 어렵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오?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마시오.”라고 타일렀습니다. 그러자 강도가 방 선생에게 간청을 했습니다. “선생님, 저에게 소원이 있습니다. 선생님 곁에서 평생 선생님을 섬기며 살게 해주십시오.” 그 후 강도는 죽을 때까지 방정환 선생 곁에서 집안일을 도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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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파 방정환
  • 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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