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세상에 이런 일이

  • 손성진
  • 2020.09.13 오전 09:08

세상에 이런 일이



  지난 97, 중국 광동성의 어느 슈퍼마켓에서 도난 사고가 있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고기를 훔치다가 발각이 된 것입니다. 슈퍼마켓 사장의 말에 의하면 할머니는 벌써 세 번 째 고기를 훔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훔친 고기를 어디에 썼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할머니에게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돈이 없었고 자녀들은 어머니 대신 벌금 내는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목에 팻말을 걸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슈퍼마켓 입구에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세 차례나 도둑질을 했습니다.” 그 나라에서나 가능한 공개처형의 현장입니다.

 

  작년 1210일 오후, 인천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도난사고가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아들과 함께 진열대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체포가 되었습니다. 좌우를 살피던 부자는 아들이 메고 있는 배낭을 열고 무언가를 담았습니다. CCTV를 지켜보던 직원이 달려 나와 배낭을 열어보니 우유 2, 사과 6, 그리고 음료수 몇 병이 쏟아졌습니다.

 

  출동한 경찰 앞에 벌벌 떨고 있던 34살 남자, 남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임대아파트에서 어렵게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택시운전을 했었는데 당뇨와 갑상선 질환을 앓으면서 6개월째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이 드신 홀어머니, 그리고 12살과 7살짜리 두 아들, 모두 4식구가 살았습니다.

 

  마트 사장은 처벌을 원치 않았습니다. 사안이 크지 않음을 확인한 경찰도 두 부자를 그 자리에서 훈방 조치하였습니다. 대신 경찰은 두 사람을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가서 국밥 두 그릇을 시켜주었습니다. “하루 종일 먹지 못했다니, 요새 굶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살짝 눈물을 보이며 남긴 말입니다.

 

  그런데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 중에 한 남자가 나타나 식탁 위에 봉투 하나를 놓고 돌아나갔습니다. 이 사람은 마트 앞을 지나다가 상황을 보게 되었는데 자초지종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20만 원을 봉투에 넣어 온 것입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기저기에서 온정이 이어졌습니다. 마트 사장은 쌀과 생필품을 지원하기로 했고 행정복지센터는 아버지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12살 아들에게도 무료급식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두 사건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인지. 그래도 우리 주변에 따뜻한 마음들이 있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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