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무인 감시 카메라

  • 임영종
  • 2021.04.24 오후 01:00

   요즘 우리 주변에는 무인 감시 카메라들이 엄청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귀가할 때까지 어디를 방문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실시간 녹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 전 어느 외국 대사의 부인이 가게 종업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찍혔습니다. 어떤 남자가 낯모르는 사람을 때리고 도망갔는데 경찰은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을 역추적하여 집에서 자고 있는 범인을 여섯 시간 만에 체포하였습니다. 골목에 쓰레기를 몰래 버려도, 운전 중 신호를 위반해도, 누가 내 차를 긁고 도망을 가도 무인 감시 카메라는 범인을 찾아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어린이집에도, 음식을 만드는 주방에도, 환자를 수술하는 수술실에도 예외 없이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장님은 밖에서 다른 일을 하는 동안 직원들 일하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에 노출되고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실시간 녹화가 되고 또 그 파일이 어디론가 전송되고 있습니다. 사실 사생활 침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한 현실입니다.

    과속 단속 카메라를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씁쓸해질 때가 있습니다. 카메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어느 시인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겠다고 노래하였는데. 사실 카메라를 피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카메라 앞에서 무언가를 감출 수도 있고 숨을 수도 있습니다. 기계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상대할 수 없는 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분이십니다.

    죄 없는 자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듯이 참된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은 오히려 따뜻하고 부드러우신 분으로 다가옵니다. 믿음으로 사는 자에게 하나님의 불꽃같은 눈초리는 24시간 쉬지 않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무 밭이 있는 시골길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남의 밭에 무 하나 정도 뽑아 먹는 것은 시골 인심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던 시절입니다. 앞서 가던 아버지가 허기를 느꼈는지 밭에 들어가 머리를 삐죽 내밀고 있는 무 하나를 뽑으려 했습니다.

    뒤 따르던 아들이 황급히 소리쳤습니다. “아버지, 누가 봐요.” 엉겁결에 주위를 살핀 아버지는 아들에게 핀잔을 주었습니다. “이 놈아, 보기는 누가 본다고 그래!” 기어이 무 하나를 뽑아 드는 아버지에게 아들이 말했습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보시잖아요?” 이 아들은 하나님을 믿는 아이였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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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 감시 카메라
  •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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