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안드레아 모스코니가 하는 것처럼

  • 임영종
  • 2021.06.05 오후 12:13

   이태리 북부에 크레모나(Cremona)라는 인구 75,000명이 모여 사는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가 있습니다. 17-18세기 전설적인 바이올린 제작자였던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일가가 살았던 도시입니다. 지금도 수 백 명의 바이올린 제작자들이 이곳에 공방을 차려 활동 중인데 매년 바이올린과 관련된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레모나 시청 부속건물에는 명품 바이올린들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안드레아 모스코니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크레모나에 살고 있습니다. 모스코니는 매주 엿새 동안 연주복으로 갈아입고 박물관에 출근합니다. 박물관에는 보물로 인정되는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들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아마티 가문에서 만든 바이올린, 과르네리 가문에서 제작한 것, 그리고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손수 제작한 바이올린 등, 모두가 성물(聖物) 같은 바이올린들입니다.

    그런데 이들 명품 바이올린들은 300년이 넘은 것이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악기의 울림에 이상이 오고 결국 망가지게 됩니다. 모스코니는 매일 아침 박물관에 출근합니다. 먼저 보안 장치를 푼 다음, 다시 여러 개의 자물쇠를 열고 유리관 속에서 바이올린을 꺼내듭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다음 정성을 다해 연주를 합니다. 6-7, 연주가 끝나면 조심스레 원래 위치에 올려놓고 다른 바이올린을 꺼내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모든 연주가 끝나면 모스코니는 자물쇠를 걸고 보안장치를 작동시킨 후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모스코니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단지 상상할 뿐입니다. 그런데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습니다. 악기도 끊임없이 연주를 해주어야 한다는데 사람은 오죽할까? 그냥 내버려두면 망가질 텐데.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도 명품이 있지 않습니까? 아내, 자녀들, 친구들, 우리가 매일같이 닦아주고 연주해 주어야 하는 명품들입니다. 만약 하루라도 챙겨주지 않으면 이내 빛을 잃고 늘어지고 망가져버릴 것이 분명합니다.

    안드레아 모스코니가 명품 바이올린을 정성으로 가꾸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명품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예쁘다고 해주고,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혹 실수를 했을지라도 괜찮다고 위로해야 합니다. 잘못을 범했을지라도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들을 용서해야 합니다.

     오늘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습니까? 자녀들에게 잘한다고 칭찬했습니까? 아직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깜빡 잊어버리고 해가 지게 되면 그 귀한 명품에 녹이 슬어버릴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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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드레아 모스코니가 하는 것처럼
  •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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