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두 가지 실험

  • 임영종
  • 2021.07.17 오후 01:15

   많은 이들이 돈이면 다 된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경제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압박합니다. 이런 것을 호모 에코노미쿠스라고 하는데 경제적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몇몇 심리학자들이 호모 에코노미쿠스에 관련하여 몇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실험입니다. AB라는 피실험자들이 있습니다. A 역할을 맡은 이들에게 100만 원을 주고 그 돈을 B 역할을 맡은 이와 나누라고 했습니다. 100만 원을 혼자 차지해도 좋고 똑같이 나누어도 좋습니다. 더 줄 수도 있습니다. 대신 BA가 제안한 금액을 수락할지 결정합니다. 수락을 하면 A의 제안대로 돈을 나눠 갖습니다. 그런데 거부하게 되면 두 사람 다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행동 모형에 따르면 A가 얼마를 제안하든 B 입장에서는 그냥 받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설령 만 원만 받고 상대가 99만 원을 차지하게 되더라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공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험 결과는 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손해가 되더라도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경우 그 결정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불공정하게 조금 얻을 바에는 차라리 아무 것도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정함을 추구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는 결론입니다.

    ‘독재자 게임이라고 하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A에게 돈을 주며 B와 일정 부분을 나누라고 지시했습니다. A는 독재자처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B에게 만 원이나 10만 원만 주어도 됩니다. 물론 100만 원 모두 자기 혼자 가질 수 있습니다. BA가 주는 대로 받아야 합니다. 안 주면 그만입니다.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뜻밖에 A 역할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B에게 자기가 받은 금액의 일부를 나누었습니다. 안 줘도 그만인데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28%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AB는 서로 모르는 사이이고 다시 만날 것도 아닌데 많은 이들이 푼푼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두 실험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공의를 추구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주장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식 생각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이지만 아직은 따뜻함이 남아 있다는 말입니다. 공의와 평등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마치 자기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하지만 나라와 권능과 영광은 영원히 하나님의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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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가지 실험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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