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피스 필그림 (Peace Pilgrim)

  • 성지현
  • 2022.08.06 오후 01:59

  ‘피스 필그림이란 평화의 순례자라는 뜻입니다. 밀드레드 노만(Mildred Norman)이라는 미국 여자 분을 사람들은 평화의 순례자라고 불렀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녀를 미국의 테레사혹은 미국의 간디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밀드레드 노만은 1908년 미국 뉴저지의 한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했기에 숲과 시냇물을 놀이터로 삼으며 자랐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범하고 착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밀드레드는 결혼에 실패하고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게 되면서 돈과 명예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95311, 밀드레드는 자기 이름으로 된 재산과 권리를 포기하고 의미 있는 삶을 찾아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패서다나에서 열린 장미축제를 시작으로 밀드레드는 모두 4Km를 걸었습니다. 돈 한 푼 없이 28년 동안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밀드레드는 길을 걸으며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고 여러 방송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평화와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순례하는 그녀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평화의 순례자입니다. “내면의 평화 없이는 다른 어떤 평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가 걸으면서 늘 묵상하고 또 강조했던 메시지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도 많이 걸으셨습니다. 어떤 학자는 예수님은 평생 약 34,640Km를 걸으셨다고 주장합니다. 3년 공생애 기간 동안만 5,000Km 이상을 걸으셨습니다. 당시 말이나 마차가 있었지만 예수님이 말을 타셨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공생애 마지막,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면서 어린 나귀를 타신 것이 걷지 않고 무엇을 타신 유일한 경우입니다. 나사렛에서 가버나움까지,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예수님은 걸으시면서 하나님과 대화하셨고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걷는 것을 빼앗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걸어가는 것보다 타고 가는 것이 더 익숙합니다. 운동한답시고 걷는 이들이 늘어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깊습니다. 어떤 분은 무엇을 찾는지 걷는 내내 두리번거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무슨 노래를 틀어놓고 걷습니다. 뉴스를 듣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예수님처럼 하나님과 대화하며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밀드레드처럼 마음에 평화를 그리며 걷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길가에 핀 들풀을 보며, 혹은 하늘을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차라리 무념무상으로 걷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걸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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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스 필그림 (Peace Pilgrim)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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