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아그네스의 생일 파티

  • 임영종
  • 2021.04.11 오전 09:12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이스턴 대학교(Eastern University)에 안토니 깜볼로(Anthony Campolo)라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깜볼로 박사는 사회인류학을 가르치는 학자로 책도 많이 출판하고 강의도 잘 하는 인기 있는 교수였습니다. 특별히 깜볼로는 믿음이 신실하여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밤중에 깜볼로 교수는 잠이 오지 않아 인근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두 명의 여인이 들어와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경박한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아 길거리의 여인이 틀림없었습니다.

깜볼로 교수는 안 되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등 뒤로 여인들의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사실은 내일이 내 생일이야.” 그 말을 들은 여인이 면박을 주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구? xx. 누가 네 생일 파티라도 해주게?” “하기야. 지금까지 누구 하나 내 생일 챙겨준 적이 없었지.” 

     깜볼로 교수는 여인들의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카운터에 가서 물으니 여인들은 꼭 이 시간이면 와서 떠들고 간다고 했습니다. 깜볼로 교수는 조용히 말을 이었습니다. “저기요,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여인 중에 저 분이 내일이 생일이라고 하는데 내가 저 여인을 위해서 생일파티를 준비해주고 싶어요.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 직원은 흔쾌히 허락하며 여인의 이름을 아그네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다음날 밤 2, 깜뽈로 교수는 이것저것 챙겨서 카페에 갔습니다. “아그네스! 생일을 축하해요!”라는 현수막을 걸고 간단한 다과와 케이크를 준비했습니다. 3시가 조금 지나자 아그네스가 친구와 함께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홀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아그네스! 생일을 축하합니다!”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모두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그네스는 뜻밖의 상황에 왈칵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교수는 울고 있는 아그네스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여기에 일평생 한 번도 생일 파티를 받아보지 못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구의 사랑도 받아보지 못한 한 여인이 있습니다. 이 여인에게도 행복을 주시고 이 여인에게도 축복을 주시옵소서.” 그 뒤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그 여인은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힘차게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아그네스 같은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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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그네스의 생일 파티
  •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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