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빠름과 느림의 조화

  • 임영종
  • 2021.03.14 오전 07:51


 

 우리나라 남쪽 어디에 가면 ‘Slow City’가 있습니다. 천천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거북이처럼 살다 보니 새치기하는 일이 없고 무슨 일을 해도 졸속으로 처리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성경도 여유와 기다림을 언급합니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37:7). 선지자 예레미야도 기다림을 강조했습니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예레미야애가 3:26).


  반대로 성경은 급히 서두르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리브가는 낯모르는 사람의 말을 듣고 급히움직였습니다. “급히 그 물동이를 손에 내려 마시게 하고”(24:18), “급히 물동이의 물을 구유에 붓고”(20). 그리고 리브가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출발(24:58)하여 이삭의 아내가 됩니다.

애굽에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기적이 일어나던 밤 신발을 신은 채 선 자세로 급히 먹어야 했습니다.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12:11).

 

  예수님의 부르심에 제자들은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곧바로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세리장 삭개오 역시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나무에서 급히 내려와 예수님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사 쳐다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 급히 내려와 즐거워하며 영접하거늘”(19:5-6).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여인들 역시 부활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그 여자들이 무서움과 큰 기쁨으로 빨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알리려고 달음질할새”(28:8).


  문제는 빨라야 할 때와 느리게 움직일 때는 잘 분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빠른 것도 잘못이고 생각 없이 천천히 걷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빠름과 느림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지혜이고 능력입니다. 인생을 가치 있게 살기 위해서는 이런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조급하게 여기는 일이 있다면 한 걸음 멈추어 서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넋 놓고 시간만 죽이고 있다면 이래도 되는 것인지 곰곰이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서는 조금 빨리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예배에 올 때는 늦지 않도록 달려야 하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자리에는 서둘러야 합니다. 이웃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는 민첩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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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름과 느림의 조화
  • 202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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