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임영종
  • 2021.04.03 오후 03:04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Invictus)’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2010년 개봉된 영화로 1994년까지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럭비국가대표팀이 불과 1년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스포츠 영화입니다.

남아공 대표 팀이 기적의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그 배후에는 넬슨 만델라라는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1918-2013)는 남아공의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가 1962년 체포되어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감옥에서 무려 27년 동안 갖은 고문과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1990, 만델라는 자유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199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1994년 남아공 역사상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오랜 세월 남아공은 백인이 주도하는 나라였습니다. ()의 대부분을 백인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1990년까지 흑인 거주지에는 전기와 수도조차 공급되지 않았던 나라였습니다.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자 남아공 백인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합니다. 보복이 두려워 나라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궁에서 일하던 대다수의 백인들 역시 짐을 쌌습니다. 하지만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조직하여 백인들을 끌어 모읍니다. 정부 요직은 물론 심지어는 대통령 경호실에도 백인들을 배치하였습니다. 흑인과 백인들이 공존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만델라의 비전이었습니다. 만델라는 어느 한 쪽이 군림하지 않고 서로를 포용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외쳤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근 30년 세월, 자기를 옥에 가두고 폭행했던 사람들 모두 용서하였습니다. 그리고 흑인과 백인이 함께 뛰는 팀을 만들기로 작정합니다. 그 팀이 바로 남아공 럭비국가대표팀입니다. 1994년 대통령이 된 이후 만델라는 형편없는 이 팀에 열정을 불어넣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1년 뒤 남아공 럭비국가대표팀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서 기적의 우승을 합니다. 그렇게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흑인과 백인이 함께 일하고 함께 뛰며 함께 응원하는 나라로 성숙해져 갔습니다.

     이번 주, 우리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릅니다. 그런데 심판이라는 말이 난무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치졸한 흑색선거전이 되고 있습니다. 더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데 덜 나쁜 사람을 가려내야 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활절 아침, 만델라가 꿈꾸었던 그대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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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꿈꾸는 기적
  • 20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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