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조카 마귀와 삼촌 마귀

  • 손성진
  • 2020.06.21 오후 12:19

조카 마귀와 삼촌 마귀

 

  C.S.루이스(1898-1963)는 영국 성공회의 평신도 신자로 당대 최고의 작가였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철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고 많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그가 남긴 작품 가운데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우리들에게도 꽤 친숙한 작품입니다.

 

  루이스가 남긴 이야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귀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조카와 삼촌이 있었는데 조카 마귀는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숙했습니다. 반대로 삼촌 마귀는 경험이 많고 노련했습니다. 조카 마귀가 교회를 공격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번번이 실패를 했습니다.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성도들은 더 열심히 기도했고 사랑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심지어 심각한 박해를 받아도 교회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더 강해졌습니다.

 

  결국 조카 마귀가 삼촌 마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가만히 사정을 듣고 있던 삼촌 마귀가 묘책을 하나 알려줍니다. “그냥 편하게 해줘. 조용히 살게 그냥 내버려 둬.” 삼촌의 충고를 들은 조카 마귀는 더 이상 교회를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성도들을 편안해졌고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자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이 사라지고 슬금슬금 세상으로 치우치기 시작했습니다. 놀러가느라 예배를 빠졌고 편안하다는 이유로 기도하는 것도 잃어버렸습니다. 결국 성도들은 힘을 잃었고 교회는 망가졌습니다.

 

  제자가 스승에게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너무 힘들다고, 세상이 너무 두렵고 무섭다고. 제자는 고통과 걱정거리가 없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렸습니다. 빙그레 웃기만 하던 스승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 데가 하나 있기는 있지.” 제자는 눈을 번쩍 뜨며 물었습니다. “스승님, 거기가 어디입니까? 그곳으로 가서 걱정 없이, 두려움 없이 살고 싶습니다.” 스승은 짧게 대답했습니다. “무덤.”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는 것이 힘들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스승의 말대로 무덤에 가면, 즉 죽음에 이르게 되면 힘든 것도 모르고 두려운 것도 사라질 것입니다. 루이스가 지적한 대로 아무런 문제도 없이 편안함이 계속 되는 것은 우리 인생이 그 종착역을 향해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불편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더 많이 기도하고 더 열심히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쉽고 편안한 것을 찾아다니는 인생이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를 찾는 순례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인생 최고의 가치이며 목적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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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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