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참고 기다리는 자

  • 성지현
  • 2023.12.02 오전 09:38

  어느 마을에 50여 명의 성도들이 모이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성가대도 있었는데 여섯 명의 대원들이 열심히 찬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집사님이 문제였습니다. 한 번도 결석하는 일이 없었고 주일이면 아침 일찍 나와 악보를 정리하는 등 정말 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이 늘 틀렸고 박자도 늘 느리거나 빨랐습니다.

  참다못한 성가대원들 다섯 명이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그 음치집사님 때문에 늘 헷갈립니다. 차라리 성가대에서 빼주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목사님 역시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어느 날 집사님을 불렀습니다. “집사님, 열심히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다른 성가대원들이 음 잡기가 힘들다고 그러네요. 성가대 말고 다른 봉사를 하시면 어떠실까요?”

  집사님은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집사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다섯 명이 그렇게 말하나요? 다섯 명 가지고 뭘? 저한테는 50명이 똑같은 말을 하는데. 그래도 저는 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무슨 말인지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답답하게 하지 말고 말을 해 보세요.”

  집사님은 말하기가 민망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이 채근하시니 더 이상 빠져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 성도들이 제게 와서 하는 말이저는 그래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50명이 하는 말이.” “뭔데요?” “목사님 설교가 너무 졸리데요.”

  누가복음에 보면 안나라는 할머니 선지자가 등장합니다. 아셀 지파 바누엘의 딸 안나는 결혼하고 7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살다가 이른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였습니다. 과부가 되고 84세가 되었다고 하니 적어도 60년 세월을 혼자 산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안나가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로 금식하며 기도로 섬기더니”(2:37)라고 소개합니다.

  그 긴 세월을 안나는 참고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메시아가 오시기를 말입니다. 안나 할머니는 수 십 년 세월 동안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금식하고 기도하며 그리스도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참고 기다리던 안나 선지자는 84세가 되어서 아기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대강절을 시작합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대강절에 촛불을 켭니다. 대강절 첫째 주일에 하나를 켜고 매주일 하나씩 불을 밝힙니다. 그리고 성탄절 아침에 중앙에 있는 커다란 촛불을 밝힙니다. 모두 다섯 개입니다. 오늘이 대강절 첫째 주일, 메시아 오심을 대망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첫 번째 촛불을 켜는 날입니다. 참고 기다리는 자가 성탄의 주인공이 되리라 믿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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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고 기다리는 자
  • 2023-12-02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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