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떡 몇 개나 있느냐?

  • 구교환목사
  • 2013.06.25 오후 04:20

떡 몇 개나 있느냐?

 

  벳새다 광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날 말씀을 듣기 위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길어졌고 사람들은 돌아가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태산인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

 

  제자 가운데 빌립이라고 하는 이가 재빨리 셈을 했습니다. 돈으로 치면 웬 만한 사람 1년 연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더군다나 들판에서 그 만한 양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사실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호하셨습니다.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는지 가서 보라"(6:38). 예수님의 말씀은 떡 5,000개를 만들어오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100개는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단순히 몇 개나 있는지, 있는 대로 가지고 오라고 하신 것입니다. 누군가가 떡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오자 예수님은 그것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기원전 1,020년 경, 다윗은 사울 임금의 사위였고 전쟁의 영웅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울의 미움을 받으면서 다윗은 졸지에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왕궁을 뒤로 한 채 다윗은 급한 대로 놉에 있는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습니다. 다윗이 아히멜렉에게 물었습니다. "여기 당신의 수중에 창이나 칼이 없나이까 왕의 일이 급하므로 내가 내 칼과 무기를 가지지 못하였나이다"(삼상21:8). 다윗의 예기치 않은 요청에 제사장 아히멜렉은 전에 골리앗이 쓰던 칼을 보여주면서 "그것밖에 다른 것이 없느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 같은 것이 또 없나니 내게 주소서"라며 칼을 받아 들었습니다.

 

  아히멜렉이 볼 때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다윗은 최선으로 받은 것입니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그것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 그것을 가지고 대사(大事)를 이루는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이 됩니다. 모두들 모자라는 부분, 없는 것을 가지고 안타까워 할 때 주인공은 남아 있는 그것으로 세상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제사장이 칼 한 자루밖에 없다고 말할 때 다윗은 그 한 자루의 칼을 가지고 역사의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인생을 가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것밖에 다른 것이 없어요.'라며 푸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그 같은 것이면 충분하다'며 인생에 도전장을 걸고 있습니까?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라며 계산기나 두드리고 있는 제자들 앞에서 예수님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안 돼!'라는 말에 너무 익숙해 있지는 않습니까? '어림도 없어!'라며 추념하기 전에 우선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은 바로 이런 분들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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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 몇 개나 있느냐?
  • 2013-06-25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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